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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익한 논쟁 멈춰달라"...의료공백 사태로 거리 나온 환자들

기사입력 : 2024년07월04일 12:34

최종수정 : 2024년07월04일 13:01

4일 한국환자단체연합회 등 300여명 서울 보신각 앞에 모여
국회 향해 '유사시 필수의료 의무 유지' 법률안 제정 촉구
내주 중으로 '환자의 의사 신뢰도 향방' 설문 결과 발표 예정

[서울=뉴스핌] 조준경 기자 = "우리 환자들이 보신각에 모인 이유는, 환자가 의·정 갈등으로 희생돼도 되는 하찮은 존재가 아닌, 의사와 정부의 존재 이유라는 것을 명확히 알려주기 위해서 입니다."

안기종 한국환자단체연합회 대표가 지난 2월부터 136일째 대치를 지속하고 있는 의료계와 정부를 향해 입을 열었다.

[서울=뉴스핌] 최지환 기자 = 환자와 보호자 등 시민단체 회원들이 4일 오전 서울 종로구 보신각 앞에서 열린 의사 집단휴진 철회 및 재발방지법 제정 환자촉구대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4.07.04 choipix16@newspim.com

한국유방암환우총연합회, 한국환자단체연합회, 한국희귀·난치성질환연합회 소속 102개 환자단체가 4일 오전 10시30분 서울 보신각 앞에서 '의사 집단 휴진 철회 및 재발 방지법 제정 환자 촉구 대회'를 개최했다.

이들 단체는 의료계와 정부, 그리고 국회를 향해 현재 진행중인 의·정 간의 대립을 끝내고 재발 방지책을 마련해야 한다며 촉구안을 발표했다.

이들 단체는 특히 무기한 휴진을 현재 진행 중이거나 '진료 재조정'을 선포한 세브란스병원·고려대병원·서울아산병원이 관련된 행보를 중지하고 철회하라고 지적했다.

정부를 향해선 상급종합병원을 전문의 중심 병원으로 전환하고 전공의 수련 환경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것을 요구했다.

추후 이번 장기간 의료 공백 사태와 같은 의료인 집단행동이 발생할 때를 대비해, 국회에서는 응급실·중환자실·분만실 등 생명과 직결된 필수의료는 의료인 집단행동 시에도 한시도 중단 없이 제공되도록 하는 법률을 제정할 것을 요청했다.

곽점순 한국유방암환우총연합회장은 "파업하지 않고 환자 곁을 지켜준 의료진들에게 감사하다"면서, "파업에 참가한 의료진들은 하루속히 병원으로 복귀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곽 회장은 "국가가 있어야 국민이 있는 것처럼, 환자가 있어야 의료진도 있는 것"이라며 "의료진의 고객은 환자이다. 의료진 파업으로 빅5 병원은 적자로 허덕이고 있다. 결국 국민 세금이 들어갈 것"이라고 비판했다.

[서울=뉴스핌] 최지환 기자 = 4일 오전 서울 종로구 보신각 앞에서 열린 의사 집단휴진 철회 및 재발방지법 제정 환자촉구대회에서 한 참가자가 눈물을 닦고 있다. 2024.07.04 choipix16@newspim.com

희귀질환인 '코넬리아 드 랑게(Cornelia de Lange) 증후군' 환자의 모친인 보호자 김정애 씨도 의사 파업에 대해 비판했다.

김씨는 "국민들께 호소드린다. 아픈 환자들이 다시는 길거리로 모이지 않도록 도와 달라"면서 "전공의들은 환자 곁으로 돌아와야 한다. 그래야 국민들의 지지를 받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안 대표는 "의사 집단이 환자의 불안과 피해를 도구로 정부를 압박하는 행보를 중단해야 한다"면서 "이미 확정돼 돌이킬 수 없는 의대 증원을 원점 재검토 해야한다는 무익한 논쟁을 멈추라"고 말했다.

정부를 향해서는 "증원에만 집착해 10년 후 미래 환자를 위해 현재 환자에게 심각한 피해를 줬고, 결과적으로 필수의료 전공의가 현장을 떠나게 만들었다"면서 "의사 인력 추계 전문위원회를 신속히 제도화해 내년부터는 논란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라"고 요구했다.

그러면서 "오늘 오후 국회 보건복지위를 방문해 강선우(더불어민주당), 김미애(국민의힘) 의원을 만나 촉구안을 전달할 것"이라고 밝혔다.

집회에는 집회측 추산 300여명이 참여했다. 

한편 한국환자단체연합회는 의료 공백사태가 장기화됨에 따른 의사에 대한 환자들의 신뢰도 변화 설문조사 결과를 다음 주 중 발표할 예정이다.

안 대표는 "소속 회원 1000여명을 대상으로 지난주 금요일(6월 28일)부터 시작된 설문조사는 다음 주 월요일까지 진행될 것"이라며 "일시와 장소는 추후 공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calebcao@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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