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행'에서는 점차 시력을 잃어가는 엄마와 10세 딸의 사연이 소개된다. <사진=KBS 1TV '동행' 캡처> |
[뉴스핌=이지은 기자] ‘동행’을 통해 시력을 잃어가는 엄마의 사연이 공개된다.
30일 방송하는 KBS 1TV ‘동행’에서는 ‘엄마가 딸에게’ 편이 전파를 탄다.
이날 '동행'은 매일 엄마의 퇴근길을 마중 나가는 열 살 혜경이 이야기를 담는다. 조금이라도 빨리 엄마를 보고 싶은 마음에 혜경이는 한 시간 전부터 발걸음을 서두른다.
그렇게 엄마를 만나고 현관에 도착하면 계단을 앞에 두고 엄마 명숙씨(50)와 가위바위보가 시작된다. 얼핏 보면 혜경이의 어리광을 받아주기 위한 놀이인 것 같지만, 눈이 잘 보이지 않는 엄마가 혹시나 계단에서 넘어질까 혜경이가 떠올린 귀여운 배려다.
혜경이를 낳고 6개월 만에 뇌종양 판정을 받은 엄마는 수술 중 시신경에 문제가 생겨 시력을 잃기 시작했다. 현재는 한쪽 눈은 실명, 한쪽 눈은 형체만 겨우 보이는 정도다. 그나마 날이 갈수록 시력을 잃어가는 속도도 빨라지고 있다.
함께 지내온 시간이 녹록치 않았을 법도 한데, 혜경이의 얼굴에는 구김 하나 없다. 외로움까지 감당하기에는 너무도 어리지만 애완 곤충들을 친구 삼고, 놀이터에 나가 혼자 노는 것이 익숙해져 버렸다.
안타깝게도 엄마가 또렷이 기억하는 혜경이의 얼굴은 생후 6개월에 멈춰있다. 불편하고 답답한 생활보다 하루가 다르게 자라는 혜경이의 얼굴을 볼 수 없는 것이 엄마에게는 가장 큰 아픔이다.
상황을 아는 주변 사람들이 아이를 다른 곳으로 보내 키우는 것을 권했지만, 엄마는 혜경이를 보낼 수 없었다. 그렇게 혜경이의 손을 꼭 잡고, 엄마라는 이름으로 살아온 세월이 벌써 10년이다.
‘동행’은 30일 오후 6시 15분에 방송된다.
[뉴스핌 Newspim] 이지은 기자 (alice0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