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입형 토지신탁으로 성장성 예약...성장성 감안해 중장기 상승여력 평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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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백현지 기자] 금년말 주식시장 상장을 추진하던 대한토지신탁이 상장 일정을 내년 이후로 연기했다.
최근 증시에 입성한 한국자산신탁이 공모가를 밑돌며 냉혹한 시장평가를 받고 있는데다 코스피로 이전한 한국토지신탁 주가도 지지부진하기 때문이다. 이에따라 대한토지신탁은 내년 시장 상황과 주가흐름 등을 보고 상장 추진을 검토한다는 입장으로 선회했다.
한국자산신탁은 높은 밸류에이션을 받으며 지난 13일 야심차게 상장했다. 부동산신탁사로는 한국토지신탁 이후 15년만에 증시에 입성한 것. 하지만 기대와는 달리 높은 공모가 논란 속에 주가조정을 받고 있다. 한국자산신탁은 상장이후 종가기준으로 단 하루도 공모가(1만300원)를 회복한 적이 없다.
부동산신탁사의 성장성을 감안했을 때 장기적으로 주가가 우상향 곡선을 그릴 것이라는 낙관적 전망에도 불구하고 단기 조정은 불가피하다는 게 전문가들 중론이다.
올 초까지만해도 분위기는 달랐다. 국내 11개 부동산신탁사 중 2위 업체인 한국자산신탁을 시작으로 대한토지신탁도 상장을 준비하며 기대감이 확대돼 왔다.
부동산신탁사는 관리신탁, 토지신탁 등을 운용하며 나오는 신탁수수료가 주요 수익원이다. 최근 수주 잔액이 늘어나는 '차입형 토지신탁'은 사업비를 신탁회사가 조달하는 방식으로 리스크를 짊어지는 대신 고수익을 올릴수 있는 사업으로 평가돼 왔다. 이 차입형 토지신탁사업이 늘어나며 부동산신탁사들의 수익성이 개선되자 증시 상장 움직임도 함께 나타난 것이다.
신탁수수료 증가세도 뚜렷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2014년 4840억원에 불과한 업계 전체 신탁수수료는 지난해에는 8600억원까지 늘어났으며 올해는 1조원 돌파가 예상되고 있다.
이 같은 분위기에서 한국자산신탁도 기관 수요예측에서 공모가 밴드 최상단인 1만300원에 공모가가 결정됐다.
하지만 상장 첫날 종가는 9600원까지 내렸고 현재 주가는 1만원을 오르내리고 있다. 일각에선 한국토지신탁 대비 한국자산신탁의 주가가 고평가됐다는 평가도 있다.
앞서 한국자산신탁은 공모가 산정시 국내 유사기업으로 한국토지신탁 뿐 아니라 일본 부동산회사 4곳을 포함해 밸류에이션을 냈다. 이에 밸류에이션이 높아졌다는 후문이다.
한국토지신탁과 한국자산신탁의 업무 영역은 동일한데 비교기업으로 선정된 회사는 일본 종합부동산회사 케네딕스(KENEDIX INC) 뿐 아니라 TOC, HULIC, DAIBIRU 등 4곳이 포함됐다. 이들의 지난 1분기 기준 주가수익배율(PER)은 19.65배에 달해 10.33배에 불과한 한국토지신탁과 큰 차이를 보인다.
한 증권사 IPO 담당자는 "한국자산신탁 기관 수요예측 마지막날 브렉시트가 터졌다. 이에 위험자산의 대체투자처로 신탁사가 주목받은 측면도 있다. 결국 부동산신탁사가 시장에서 프리미엄을 받지 않는 업종인데 당시 상황에서 기대 이상의 공모가 수준이 책정됐다는 평가도 있다"고 전해왔다.
이에 공모주 개인투자자 청약에선 6.65대 1의 상대적으로 저조한 청약경쟁률을 기록했다.
다만 내년까지 수익성 개선이 지속될 것이란 전망을 고려하면 중장기적으로 상승 여력이 높다는 주장도 나온다. 한국자산신탁이 비싼게 아니라 한국토지신탁 주가가 싸다는 얘기다.
지난해 기준 한국토지신탁의 신규 수주 실적은 1704억원, 한국자산신탁도 1725억원을 기록했다. 각각 전년대비 62.2% 95% 증가했으며 내년까지 이 같은 성장 추세가 이어진다면 현 주가가 저평가 상태라는 것.
하나금융투자는 한국토지신탁의 목표가로 5000원, 한국자산신탁은 1만3200원을 제시했다. 채상욱 연구원은 "한국자산신탁은 올해 실적 기준으로 PER은 13.7배지만 내년 기준으로는 9배까지 내려간다. 결국 한국토지신탁과 밸류에이션이 비슷해진다"고 했다.
[뉴스핌 Newspim] 백현지 기자 (kyunj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