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인상 효과에 기대와 우려 교차...할인 경쟁 등 수익성 미지수
[뉴스핌=강필성 기자] 무더위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식품업계의 ‘미운오리’인 빙과류가 효자로 거듭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그동안 식품업계는 빙과류의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온갖 처방을 해왔지만 거의 효과를 보지 못한 상황. 때문에 최근 가격인상 효과에 대해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15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각 식품사는 올해 상반기부터 앞다퉈 빙과류의 가격 인상에 나섰다.
지난 3월 롯데제과와 롯데푸드가 빙과류의 가격을 인상했고, 이어 지난 5월 빙그레, 해태제과 등이 잇따라 가격을 올렸다. 가격 인상폭은 제품별로 다르지만 대체로 100원 안팎의 수준이다.
이번 가격인상은 ‘원가 상승’에 따른 것이라는 설명이지만 내부적으로는 절박한 사정이 있다. 아이스크림 사업에서 도무지 수익을 내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일선 소매점에서 빙과류 가격을 50~70%씩 할인 판매를 하는 통에 이 부담을 짊어지는 빙과업체들의 수익성은 줄곧 악화돼 왔다.
<사진=각사> |
여기에는 아이스크림 특성상 대규모로 구입하는 대형마트보다는 간단히 들리는 소규모 슈퍼마켓 등의 소매점에서 소비된다는 점이 주효했다. 전체 아이스크림 판매량의 대부분을 좌우하는 소매점이 빙과류를 손님을 끌기 위한 ‘미끼상품’으로 활용하면서 보다 과한 할인율을 요구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와 함께 아이스크림을 찾는 소비자는 점점 줄어들고 시장의 침체도 장기화되는 중이다. 시장조사기관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빙과시장 규모는 1조4996억원으로 15.3% 감소했다. 지난 2012년 빙과시장 규모가 1조9723억원이었던 것에 비하면 매년 큰 폭의 하락세를 격는 셈.
빙과업계에서 빙과류의 실적은 따로 공개되지 않지만 전반적인 수익성 악화 속에 일부 업체는 지난해 약 100억원의 적자를 본 것으로 전해진다.
사실 이런 상황이 어제 오늘 이야기는 아니다. 롯데제과 등 일부 업체들은 과도한 할인에 따른 수익성 악화를 극복하기 위해 지난 2012년 아이스크림에 권장소비자가를 넣는 가격표시제를 도입했지만 결국 경쟁사의 비협조와 유통사의 반발로 인해 흐지부지되기도 했다. 현재 권장소비자 가격이 표기된 빙과류는 거의 찾기 힘들 정도. 오히려 상황은 당시보다 나빠진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에도 일부 빙과류 제품 가격을 인상했지만 여전히 수익성이 회복되지 않고 있다”며 “신제품도 출시하고 가격도 붙여봤지만 도통 먹히지 않는 상황에서 가격 인상은 궁여지책이라고 봐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가격 인상이 빙과류 시장 부진의 해법이 될지는 미지수다.
업계 다른 관계자는 “가장 근본적인 문제는 유통점에서 권장 소비자 가격의 절반 이하로 할인해서 판매한다는 점”이라며 “가격이 인상되더라도 정작 유통점 따라 천차만별인 아이스크림의 가격이 원래 얼마였는지 아는 사람도 드물 것”이라고 지적했다.
결국 가격이 인상되더라도 이 인상분이 고스란히 실적에 반영될지 역시 미지수라는 이야기다. 무엇보다 무더위 속 아이스크림 대체제가 늘어난 상황에서 이렇다 할 반등 요인도 찾기 힘들어졌다. 최근 빙과류의 가격인상에도 불구하고 업계의 우려가 그치지 않는 이유다.
[뉴스핌 Newspim] 강필성 기자 (feel@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