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보린‧겔포스 등 인기 품목 올라...공지 미비도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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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박예슬 기자] 제약사들이 올들어 일반의약품 가격을 앞다퉈 인상하고 있다. 3월부터 실시된 전문의약품 약가 인하에 따른 손실을 메우기 위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된다.
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진제약은 지난 2월 9년 만에 진통제 ‘게보린’의 공급가(약국 등에서 제약사로부터 의약품을 구입하는 가격)를 기존 대비 15% 올렸다. 회사 측은 원료가의 인상 압박이 강해진 데 따른 부득이한 조치라고 이유를 밝혔다.
이에 앞서 올초부터 한국존슨앤드존슨은 원가 상승을 이유로 ‘타이레놀 500mg’의 공급가를 5% 올렸다. 대웅제약도 조제용과 함께 일반약 ‘임팩타민정’의 가격을 종전 대비 19% 인상했다.
동성제약의 지사제 ‘정로환’도 올 들어 공급가가 10% 인상됐다. 동국제약은 생산단가 상승을 이유로 상처치료제 ‘마데카솔 케어’의 가격을 5% 가량 올렸다.
보령제약은 오는 5월부터는 위장약 ‘겔포스엠’의 공급가격을 8% 인상한다며 일반약 가격인상 대열에 합류했다. 회사 관계자는 “원자재 가격인상과 최근 복용성을 개선한 패키지 변경으로 가격을 올렸다”고 설명했다.
현재 일반약 가격은 소매점(약국)에서 시세 등을 고려해 결정하기 때문에 이번 인상에 따른 실제 소매가의 변동폭은 약국마다 달라질 수 있다.
문제는 잇따른 약가 인상의 배경이다. 업체들은 원가 인상이나 생산비용 증가 혹은 패키지 개선 등을 가격 인상의 이유로 언급하고 있다.
하지만 의약품 원료의 절반 이상이 해외에서 수급되는 만큼 원가 상승을 가격 인상의 주된 요인으로 꼽는 것은 설득력이 약하다는 지적이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약가 인하 등 외부 요인에 따른 실적 저하를 메우기 위한 조치가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앞서 보건복지부는 지난달 1일부로 의약품 실거래가 조정에 따른 4600여개 품목의 전문의약품에 대한 약가인하를 단행했다. 이번 조치로 인하되는 가격의 폭은 평균 2% 가량으로 제약사들은 꾸준히 제도 보완을 요구해 온 사안이다.
약가 인상이 소비자들에게 제대로 공지되지 않는다는 점도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일반약 소매가 변동의 경우 제약사나 일선 약국에 따로 공지할 의무가 없기 때문에 소비자는 약값 변동을 알 수 있는 방법이 없다.
‘표준가격’도 따로 정해져 있지 않아 일부 소비자들은 인터넷 커뮤니티 등을 통해 일반약을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는 약국 정보를 공유하기도 한다.
대한약사회 관계자는 “유해성이 발견돼 판매가 중단된 의약품에 대해서는 공지의무가 있지만 약값 등에 대해서는 별다른 공지 의무가 따로 있지는 않다”고 전했다.
[뉴스핌 Newspim] 박예슬 기자 (ruthy@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