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렉시트 따른 불확실성 장기화
디스인플레이션 압력 매우 강해
[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국제통화기금(IMF)이 유로존의 2016~2017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다. 영국의 EU 탈퇴 결정에 따른 정치적, 경제적 불확실성이 공동통화존의 실물경기에 흠집을 낼 것이라는 경고다.
이와 별도로 IMF는 유로존의 디스인플레이션을 강하게 전망하고, 양적완화(QE)를 확대할 것을 권고했다.
유로존 <출처=블룸버그> |
IMF는 8일(현지시각) 유로존에 대한 연례보고서를 통해 비관적인 경제 전망을 내놓았다. 무엇보다 브렉시트의 파장이 2018년 말까지 지속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IMF는 올해 유로존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1.7%에서 1.6%로 내리고, 내년 전망치 역시 1.7%에서 1.4%로 낮춰 잡았다. 2018년 전망치도 1.7%에서 1.6%로 하향 조정됐다.
IMF는 이번 전망이 브렉시트 후 영국이 노르웨이와 흡사한 형태로 EU와 긴밀한 관계를 유지한다는 전제 하에 나온 것이라고 전했다.
영국의 유럽 단일시장 접근권이 유지되는 한편 EU와 정치, 경제적 관계가 무질서하게 해체되지 않는다는 가정을 근거로 집계된 수치라는 얘기다.
때문에 실질적인 브렉시트 협상 과정에 최악의 시나리오가 현실화될 경우 유로존에 대한 성장률 전망이 더욱 악화될 수 있는 상황이다. IMF 측은 이번 수치가 초기 진단에 불과하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또 영국이 글로벌 수출입 시장에서 고립되는 상황이 벌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고, 그 밖에 영국과 EU의 관계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장기화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IMF는 이와 함께 브렉시트 국민투표 이후 두드러진 금융시장의 리스크 회피 움직임에 대해 커다란 우려를 내비쳤다.
브렉시트 충격이 고조된 지구 이탈리아 은행권의 3600억유로에 이르는 부실 여신이 투자자들 사이에 뜨거운 감자로 부상한 상황이다.
이와 별도로 IMF는 유로존의 디스인플레이션이 장기화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올해 인플레이션이 당초 예상했던 0.3%에 못 미치는 0.2%에 그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11개 회원국의 디스인플레이션 압력이 상당히 강하다는 진단이다.
유로존 경제가 14분기 연속 확장 기조를 유지하고 있지만 실업률이 여전히 10%를 웃도는 등 펀더멘털이 취약한 상황이고, 경기 하강 리스크가 점차 높아지고 있다고 IMF는 지적했다.
이어 IMF는 유로존 인플레이션이 현 수준에서 의미 있는 상승을 이루지 못할 경우 자산매입 프로그램을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