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종달 골프전문기자]세계랭킹 1위 리디아 고(19·뉴질랜드)가 ‘멧돼지 모자’를 썼다. 팬서비스였다. 하지만 이 팬서비스가 리디아 고의 집중력을 흩트리고 말았다.
27일(한국시간) 미국 아칸소주 로저스의 피너클CC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협회(LPGA) 투어 월마트 NW 아칸소 챔피언십(총상금 200만 달러) 마지막 라운드 17번홀(파3). 리디아 고는 2위와 4타차로 이미 우승은 확정한 상태나 다름없었다.
리디아 고 <사진=LPGA 인터넷 홈페이지 갭처> |
17번홀에서 티샷을 마친 리디아 고는 그린을 향하며 팬서비스를 위해 ‘멧돼지 모자’를 썼다. 멧돼지는 아칸소주의 상징. 갤러리들은 환호했다.
마지막 18번홀(파5)에서 리디아 고는 티샷을 날렸다. 페어웨이에 안착했다. 이미 우승을 확정한 것이나 마찬가지인 리디아 고는 ‘안전’을 택했다. 그린 앞쪽에 있는 워터해저드(연못) 때문에 끊어서 가기로 한 것. 안전하게 아이언을 잡았다. 페어웨이는 워터해저드 쪽으로 기울어져 있었다.
리디아 고는 이를 모를 리 없었다. 하지만 안전하게 친 두 번째 샷은 페어웨이에 떨어진 뒤 굴러 해저드로 들어가고 말았다. 샷 미스는 아닌 것으로 보였다. 의도한 대로 샷은 나왔다. 하지만 판단 미스였다. 볼이 떨어진 뒤 해저드에 빠질 수 있다는 것을 간과했다. 리디아 고도 샷을 한 뒤 어이없어 했다.
문제는 리디아 고의 집중력이었다. 거의 우승을 확정지은 상태였다. 또 전 홀의 팬서비스로 집중력이 떨어졌다.
1타차 박빙의 승부였다면. 이런 생각이 들었다. 리디아 고는 18번홀에셔 결국 보기를 했다. 우승을 놓쳤거나 연장전에 들어갈 수도 있었다.
투어 활성화를 위해 팬서비스는 필요하다. 하지만 ‘멧돼지 모자’는 리디아 고의 판단력을 흐려 놓았다. 누구나 샷 미스는 할 수 있다. 18번홀에서 무리하게 투 온을 노려도 우승에는 지장이 없었을 것이다. 여기서 리디아 고는 안전을 택해 끊어 갈 만큼 경기 운영이 돋보였다. 그런데 18번홀 두 번째 아이언샷 미스가 팬서비스에서 비롯됐다면 지나친 비약일까.
[뉴스핌 Newspim] 이종달 골프전문기자 (jdgolf@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