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유출 및 위안호 하락 우려..월가 '매수 기회'
[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마이너스 수익률에 거래되는 국채 규모가 10조달러를 넘어선 데 따른 파장이 채권시장 전반에 확산된 가운데 중국의 채권 수익률이 ‘나홀로’ 상승을 보이고 있어 주목된다.
고수익률에 목마른 투자자들이 우량채는 물론이고 정크본드까지 ‘사자’에 나서면서 수익률 하강 기류가 두드러진 상황과 대조를 이루는 모습이다.
일부에서는 상대적인 밸류에이션 매력을 앞세워 중국 채권의 적극적인 매수를 추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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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위안화 <출처=블룸버그> |
21일(현지시각) 업계에 따르면 중국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이 연초 이후 13bp 상승했다. 벤치마크 수익률은 3%에 근접한 상황이다.
경제 규모 상위 15개 국가 가운데 중국은 유일하게 올들어 채권 수익률 상승을 나타냈다. 투자 자금이 파산 위기에 몰린 석유 업체의 채권까지 밀려든 가운데 중국 채권은 철저하게 소외됐다는 얘기다.
연초 이후 중국 국채의 가격 하락 폭은 미국발 금융위기가 고조됐던 2009년 이후 최고치에 달했다. 이에 따라 미국 국채 대비 수익률 스프레드가 10개월래 최대 폭으로 벌어졌다.
투자자들의 중국 채권 외면에는 그만한 배경이 자리잡고 있다. 대규모 자본유출이 일정 부분 진정됐지만 연초와 같은 사태가 다시 불거질 수 있다는 우려가 투자자들 사이에 여전하다.
역외시장에서 위안화 가치가 추가 하락할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 역시 상대적인 고수익률을 제공하는 중국 채권의 투자 매력을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월가는 위안화 가치가 연말까지 현 수준에서 1.8% 떨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중국의 경제 성장률이 지속적으로 후퇴할 것이라는 관측도 마이너스 수익률 시대 중국 채권 수익률을 끌어올리는 배경에 해당한다.
국제 신용평가사 스탠더드 앤 푸어스(S&P)와 무디스는 지난 3월 중국의 신용등급 전망을 하향 조정했고, 인민은행(PBOC)은 지난해 10월 이후 금리인하를 단행하지 않고 있다.
여기에 지난 2월 소비자물가가 2.3% 상승해 2014년 중반 이후 최대 폭으로 뛰는 등 인플레이션 상승 리스크 역시 채권 투자에 부정적인 요인이다.
악재가 적지 않지만 중국 채권 투자에 나서야 할 때라는 주장이 나왔다. 중국 경제가 6% 이상 성장을 지속하고 있는 데다 연초와 같은 충격이 발생할 리스크가 완화된 점을 감안할 때 상대적인 저평가 매력에 무게를 두는 것이 적절하다는 얘기다.
로버트 심슨 인사이트 인베스트먼트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단기적으로 중국 채권 수익률이 완만하게 추가 상승할 수 있지만 구조적으로 하락 가능성이 열린 상태”라며 “중국 채권시장은 해외 투자자들 사이에 비중이 낮은 상태이며, 어디에서도 쉽게 찾기 어려운 수익률을 제공하는 곳”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피델리티 인베스트먼트 역시 보고서를 통해 중국 채권 매입을 적극 권고했다. 자본 유출과 위안화 급락 위험이 가라앉았고, 투자심리가 개선된 만큼 상대적인 저평가가 해소될 것이라는 진단이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