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너스 금리 국채 규모 10조달러 돌파
미 국채금리 1%p 오르면 손실은 1조달러
[뉴스핌=김성수 기자] 앞서 '채권왕'으로 불리던 빌 그로스 야누스캐피탈 펀드매니저가 마이너스 금리 정책이 끔찍한 실패로 끝날 것이라고 경고했다.
빌 그로스 <사진=블룸버그통신> |
그로스 매니저는 지난 9일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서 전 세계에서 마이너스 금리로 발행된 국채 규모가 지난주 10조달러(약1경2000조원)를 돌파했다며, 이는 "초신성(슈퍼노바)과 같이 폭발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신용평가사 피치의 조사 결과 금리가 마이너스인 국채 규모는 지난 5월 기준 10조4000억달러로, 한 달 새 5% 늘어났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메릴린치 채권지수에 따르면 5월 전 세계 국채 시장의 평균 수익률은 0.67%로 사상 최저 수준이다.
이는 유럽중앙은행(ECB)과 일본은행(BOJ)이 마이너스 금리를 도입한 후 국채 금리가 하락세를 지속한 결과다. 마이너스 국채에 투자한 뒤 만기까지 보유하면 이론적으로는 손실을 보지만, 금리가 더 떨어져 채권 가격이 상승했을 때 되팔면 시세차익을 얻을 수 있다. 이에 따라 투자자들은 채권 투자를 지속, 국채 금리를 더 떨어트리고 있다.
하지만 그로스 매니저는 세계 경제가 수십년 간 신용팽창 사이클의 마지막 장에 도달했으며, 마이너스 금리 현상이 그 사이클의 꼭지라고 주장했다.
그는 "글로벌 국채 수익률은 약 500년 채권 역사상 최저"라며 저금리가 경기를 부양하기는 커녕 자산 거품만을 키웠다고 지적했다. 또한 개인예금자와 은행·보험사 등을 희생시킨 대가로 투자자들이 고수익을 추구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채권시장 거품이 터질 위험성도 급증하고 있다.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미국 국채 수익률이 갑자기 1%포인트(p) 오를 경우 채권 투자자들은 손실이 1조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주택담보부증권(MBS) 손실 규모를 뛰어넘는 수준이다.
그로스 외에 다른 채권 전문가들도 마이너스 금리를 비판하고 나섰다. '신 채권왕'으로 불리는 제프리 건드라크 더들라인캐피탈 대표는 "마이너스 금리는 가장 어리석은 아이디어"라고 말했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의 래리 핑크 회장도 주주에게 보낸 연례 서한을 통해 "은퇴를 앞둔 사람들은 마이너스 금리로 소득이 줄어들 것이기 때문에 현재 소비를 줄이고 저축을 늘릴 수밖에 없다"며 "마이너스 금리는 오히려 경기 회복에 걸림돌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뉴스핌 Newspim] 김성수 기자 (sungso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