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계열사 참여로 변화 유도" vs "취지 맞게 중소사업자만 유지"
[뉴스핌=심지혜 기자] 우체국 알뜰폰의 신규 입점사 공모를 앞두고 사업자들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현재 우체국에는 중소사업자 중심으로 10개 사가 입점해 있으나, 사업자를 재선정하며 대기업 계열 사업자도 대상이 될 수 있을지에 관심이 모아지는 것이다.
16일 우정사업본부(이하 우본)에 따르면 오는 9월말 만료되는 우체국 알뜰폰 수탁판매 사업자 재선정을 위한 준비가 시작됐다. 이에 우본은 사업자 선정기준을 정해 이달 말쯤부터 공모에 들어갈 계획이다.
우본은 우체국 알뜰폰 수탁판매 사업을 시작하면서 중소기업 육성과 알뜰폰 시장 활성화를 위해 대기업 사업자들의 입점은 배제해왔다. 이에 2013년 시작한 1기 6개 사업자, 이듬해 추가한 5개 사업자 등 모두 중소사업자다.
그러나 우체국 알뜰폰의 인지도가 높아졌다고는 하나 올 초 기본료 없는 음성무한 요금제로 반짝 인기를 끈 이후 가입자 증가세가 둔화되고 사업자들의 단말기 확보 능력이나 경쟁력 있는 상품 출시, 대고객 서비스(CS) 등이 부족하다는 한계가 드러나면서 대기업 계열사들에게도 문을 열어줘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기 시작했다.
이에 결정권을 가진 미래창조과학부와 우본은 가부를 고민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당초 미래부는 알뜰폰 시장 활성화를 위해 이통사와 맞설 수 있는 사업자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보여왔지만 우체국 알뜰폰에서 만큼은 중소사업자를 배려해왔기 때문이다.
◆ "대기업 참여로 경쟁력 강화" vs "중소사업자 결국 밀려날 것"
알뜰폰 사업자들은 이통사들과 달리 유통망이 약해 우체국의 전국 1300개 지점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대부분이 온라인 마켓을 기반으로 가입자를 유치하고 있지만, 오프라인 매장 없이는 한계가 있는 것이다. 이는 대기업 계열사라 해도 상황은 다르지 않다.
판매 또한 우본 인력으로 이뤄져 우체국 입점은 절실할 수밖에 없다. 입점 사업자들은 판매에 따른 일정 수수료만 내면 된다.
이에 대기업 계열 사업자들은 "우체국 알뜰폰도 이제 변화가 필요하다"면서 "투자 여력이 있는 이들이 참여해 수준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소비자 선택권 확대 차원에서라도 고민해 봐야 할 것"이라며 "대기업 계열사엔 판매 수수료를 좀 더 많이 받는 등의 조건을 걸어 중소사업자와 상생할 수 있도록 하면 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미 입점한 중소사업자들은 일부 공감은 하지만 탐탁치 않다는 입장이다. 결국 자본을 가진 사업자가 승리하게 되는 구조로 될 것이라는 우려에서다.
한 우체국 알들폰 입점 사업자는 "부족한 것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우리 역시 인지하고 있는 부분"이라며 "자본이 부족한 중소사업자들이 체력을 갖추기까지는 좀 더 시간이 필요하다"고 반박했다.
또한 "대기업 사업자들이 막대한 자본을 가지고 치고 들어온다면 밀려나갈 수 밖에 없다"면서 "당초 취지에 맞게 중소사업자들 중심으로 운영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동통신 업계 한 관계자는 "이통사와의 경쟁력과 가입자 확보를 위한 원동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대기업 계열사 참여가 필요하겠지만, 논란이 될 수 있는 문제인 만큼 정부도 쉽게 선택하지는 못할 것"이라고 전했다.
우본 관계자는 "우체국 알뜰폰을 활성화 시키면서 중소사업자들과 함께 갈 수 있는 방안에 대해 고심하고 있다"면서 "이달 말쯤 참가 자격에 대해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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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심지혜 기자 (sj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