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ㆍ장기채권으로 대체 지급..자구안 수행 완료
[뉴스핌=조인영 기자] 현대상선이 경영정상화의 핵심 난제로 꼽히던 용선료 조정에 성공했다.
10일 현대상선은 최근 5개의 컨테이너 선주들과 20% 수준의 용선료 조정에 합의하고, 벌크 선주들과는 25% 수준에서 합의 의사를 받아 이달 안으로 모든 선주사들과 본계약을 체결하겠다고 밝혔다.
해외 선주사와 용선료 협상이 사실상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현대상선이 31일 오전 서울 연지동 본사에서 제177-2회 무보증사채 사채권자집회를 열었다. 이날 사채권자집회에 참석한 사채권자가 주주명부에 수록된 본인 확인을 하고 있다. <사진=이형석 사진기자> |
현대상선은 이번 협상을 통해 향후 3.5년간 지급예정인 용선료 약 2조5000억원 중 약 5300억원에 대해 일부는 신주로, 나머지는 장기 채권으로 지급하기로 했다.
이로써 현대상선은 지난 2월 발표한 자산매각, 사채권 집회 및 조정, 용선료 인하 등을 골자로 한 자구안을 모두 완료했다.
현대상선 측은 "일반적으로 용선료 조정과 사채권자 채무조정이 법정관리 하에 이뤄지는 일임에도 불구하고, 이번 현대상선 구조조정은 법정관리가 아닌 ‘조건부 자율협약’을 맺은 상태에서 용선주·은행 채권단·사채권자·주주 모두가 자발적으로 경영정상화 과정에 동참했다는 데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지난 2월 대주주의 사재 출연을 시작으로 현대증권, 벌크전용선 사업부, 부산신항터미널 등 자산매각이 순조롭게 진행됐으며, 지난 5월 31일부터 양일간 개최됐던 총 5회의 사채권자 집회들도 모두 가결됐다.
현대상선 관계자는 “불가능이라 여겨졌던 용선료 협상 등 모든 자구안이 마무리됨에 따라 회사가 정상화될 수 있는 강력한 동력을 얻었다”며 “자구안이 마무리될 수 있도록 도와주신 채권단 등 모든 이해관계자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혼신의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모든 자구안이 완료되면서 현대상선의 재무구조가 크게 개선될 전망이다.
현대증권 매각 완료로 부채비율은 700%대로 하락했으며, 용선료 조정 및 출자전환까지 마무리될 경우 400% 이하로 떨어진다. 이는 정부의 '선박 펀드' 지원 조건을 충족시킴으로써, 초대형‧고효율 컨테이너선 발주를 통한 선대 경쟁력 강화까지 기대할 수 있다.
새로운 얼라이언스 가입에도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현대상선은 지난달 13일 출범한 'THE Alliance'에서 참여가 '유보'된 바 있으나, 이제는 경영정상화가 가시화되는 만큼 얼라이언스 가입이 조속히 이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를 위해 현대상선은 'THE Alliance' 멤버사들과 긴밀한 협의를 진행중이다.
[뉴스핌 Newspim] 조인영 기자 (ciy81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