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 4년만에 CJ몰 서브채널로 물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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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강필성 기자] CJ오쇼핑이 자사의 소셜커머스 서비스 CJ오클락을 두고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소셜커머스가 태동하던 지난 2011년 야심차게 출범했지만 폭발적으로 성장한 소셜커머스 시장에 참여하기는 커녕 소비자의 외면을 받고 있기 때문.
특히 CJ오쇼핑이 지난해부터 수익성 위주의 경영에 나서면서 CJ오클락은 버리기도, 유지하기도 애매한 ‘계륵’이 됐다는 평가다.
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CJ오클락에서 명품을 초특가로 구매할 수 있었던 ‘프라이스 다운샵’은 조용히 문을 닫았고, 판매상품도 CJ몰에서 판매하는 제품과 상당수 중복되는 100여 종에 불과하다.
불과 2~3년 전 활발한 마케팅을 펼치며 고객몰이를 하던 때와는 천지 차이다.
소셜커머스 관계자는 “현재 소셜커머스 업체는 쿠팡을 비롯해 티몬, 위메프 3사가 경쟁 중으로 CJ오클락은 경쟁 대상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실제 CJ오쇼핑 내에서도 CJ오클락의 위상은 현저하게 낮아졌다. 지난해부터 CJ오쇼핑이 내실 위주 경영을 시작하면서 최저가로 경쟁해온 소셜커머스 서비스가 가장 먼저 도태되기 시작한 것이다. 당시 수익이 나지 않는 제품의 판매를 중단하면서 CJ오클락도 경쟁력을 크게 잃은 것으로 평가된다.
온라인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유통 대기업이 자본력만 믿고 오픈마켓과 소셜커머스에 뛰어들었지만 결국 살아남은 곳은 손에 꼽힐 정도”라며 “CJ오쇼핑도 적극적인 투자와 전략 없이 트렌드에 따라 소셜커머스를 시작한 것이 결국 패착으로 이어졌다”고 평가했다.
CJ오클락 메인 화면. 판매 상품의 갯수나 규모가 예전보다 축소됐다. |
투자 없이 안일하게 접근한 탓에 소셜커머스 3사가 4조원이 넘는 취급고를 기록하는 동안 CJ오클락은 존속을 걱정해야 하는 처지가 됐다는 설명이다.
CJ오쇼핑 측도 오클락에 대한 전략적 변화가 필요하다는 점은 인정하는 분위기다.
CJ오쇼핑 관계자는 “수천억 원씩 적자를 내며 제살깎아먹기 경쟁을 벌이는 소셜커머스와의 경쟁은 의미가 없다”며 “향후 CJ오클락은 소셜커머스가 아니라 가격 경쟁력을 갖춘 생필품을 판매하는 서브채널로서 기능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홈쇼핑이나 CJ몰에서 재고 등을 특가로 선보이는 일종의 아울렛 역할을 할 것이라는 얘기다. 하지만 온라인몰인 CJ몰이 이미 CJ오쇼핑의 온라인 매출 대부분을 올리는 상황에서 CJ오클락에 대한 필요는 예전과 같을 수 없다는 평가다.
한편, 국내 대기업의 소셜커머스 진출이 좌절된 것은 CJ오쇼핑 뿐이 아니다. 앞서 2012년 ‘쇼킹10’이라는 소셜커머스를 오픈했던 GS홈쇼핑은 현재 아예 해당 서비스를 철수한 상황이고 이듬해 현대홈쇼핑에서 개시한 ‘소셜H’ 역시 유명무실해졌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예전에 오픈마켓 역시 대기업에서 앞다퉈 진출했지만 SK그룹의 11번가 외에는 모두 몰락의 길을 걸은 바 있다”며 “국내 대기업에서 온라인몰을 별다른 투자와 노력 없이 성공할 수 있을 것처럼 가볍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고 전했다.
[뉴스핌 Newspim] 강필성 기자 (feel@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