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급고 감소세 전환...2위서 두 계단 아래로 밀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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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강필성 기자] 지난해 홈쇼핑업계의 취급고 기준 순위가 지각변동을 일으켰다. 홈쇼핑 시장의 경쟁구도가 형성된 이후 줄곧 1, 2위를 다퉈왔던 GS홈쇼핑과 CJ오쇼핑의 격차가 유래 없이 큰 폭으로 벌어졌다. 특히 CJ오쇼핑은 현대홈쇼핑, 롯데홈쇼핑에도 밀려나며 업계 4위로 추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5일 홈쇼핑업계에 따르면 지난 4일 발표된 CJ오쇼핑의 지난해 취급고는 3조55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8% 감소했다. 홈쇼핑 시장에서 부동의 업계 2위를 지켜왔던 CJ오쇼핑의 취급고는 업계에서 유일하게 감소세로 전환했다.
GS홈쇼핑의 지난해 취급고는 전년 대비 1.8% 늘어난 3조5120억원을 기록했고 같은 기간 롯데홈쇼핑도 전년 대비 4.8% 늘어난 3조1000억원의 취급고를 올렸다.
현대홈쇼핑은 이달 중순에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지만 업계에서는 지난해 기록했던 3조2000억원의 취급고는 무난히 달성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2014년 대비 약 10%대 성장을 거두는 것이다.
이에 따라 CJ오쇼핑은 업계순위가 4위로 주저앉았다. CJ오쇼핑의 취급고가 업계 4위가 된 것은 창사이래 처음이다.
이번 순위변경은 의미가 크다. 현대홈쇼핑은 지난해 4위에서 올해 2위로 급부상했고, 롯데홈쇼핑은 현대홈쇼핑에 순위를 역전 당했지만 CJ오쇼핑을 제치며 업계 3위 자리를 그대로 유지했다.
반면 CJ오쇼핑은 순위가 2단계나 하락하면서 홈쇼핑업계 4강 중에서 제일 뒷자리로 밀려났다. 최근 수년간 1위 GS홈쇼핑을 필두로 2위 CJ오쇼핑, 3~4위를 현대홈쇼핑과 롯데홈쇼핑이 다퉈왔던 것을 감안하면 지난해를 기점으로 시장이 재편된 셈이다.
취급고는 해당 채널에서 판매되는 상품의 총 매출로 제품 판매 수수료만 매출로 잡는 재무제표 매출과는 다르다. 수수료율과 PB(자체브랜드)제품의 유무에 좌우되는 매출과 달리 말 그대로 유통망에서 얼마나 판매 됐는지의 척도가 되는 것. 유통업계 순위는 주로 취급고를 기준으로 정해진다.
업계 관계자는 “CJ오쇼핑은 주요 홈쇼핑 4사 중 S급 채널로 분류되는 8, 10번을 가장 많이 보유한 업체”라면서 “특히 롯데홈쇼핑과 달리 CJ오쇼핑은 중소기업 의무편성도 없는데 왜 이렇게 취급고가 줄어든 것인지 이해하기 힘들다”고 전했다.
CJ오쇼핑 측은 이같은 순위 변동이 매출보다 수익을 우선시한 경영 전략 때문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CJ오쇼핑 관계자는 “지난해 남들 다 파는 것, 팔아도 남는 게 없는 구색 맞추기 상품 등을 모두 거둬냈다”며 “물류, 재고비용 등을 효율화하다보니 외형적인 부분이 줄어들었지만 이보다는 수익성을 우선시하는 경영을 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다만, CJ오쇼핑이 외형을 포기하고 영업이익에 집중했음에도 불구하고 수익성이 기대에 부합했는지는 별개의 문제다.
지난해 CJ오쇼핑의 영업이익은 1141억원으로 전년 대비 19.7% 감소했다.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26.3% 감소해 720억원을 거둔 롯데홈쇼핑을 크게 상회했지만, 업계 1위를 유지한 GS홈쇼핑의 영업이익 1125억원에 비하면 큰 차이가 없다는 평가도 나온다.
무엇보다 홈쇼핑업계의 미래성장 동력으로 꼽히는 모바일 분야에서 GS홈쇼핑의 취급고가 사상 첫 1조원을 넘어선 반면 CJ오쇼핑의 모바일 취급고가 7450억원에 불과하다는 점도 부담요인이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홈쇼핑업계의 수익성이 지속적으로 악화되는 상황에서 수익을 올리기 위한 각 업체의 노력은 지속될 것”이라며 “결국은 외형과 수익성을 어떻게 균형있게 가지고 가느냐가 중요한 문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강필성 기자 (feel@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