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당금적립률 110% 맞추려면 충당금 최소 2조8000억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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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한기진 기자] KDB산업은행이 수렁으로 빠져들고 있다. 대우조선해양 위기가 수면위로 떠오른 올 1분기 대손충당금을 1조원 늘렸는데도 부실을 감당할 체력은 더 떨어졌다. 자본도 급속히 유출되며 불과 3분기 동안 2조4000억원 줄었다.
2일 KDB산업은행에 따르면 올 1분기에 새로 늘린 충당금(제충당금전입액)은 1조10억원이다. 이 기간 동안 벌어들인 영업이익 1조17억원을 모두 충당금으로 쏟아 부었다. 이에 따라 누적 규모(총 충당금 및 대손준비금)가 작년말 5조7626억원에서 올해 3월말 6조6296억원으로 불었다.
못 받을 대출금(고정이하여신·연체기간이 3개월 이상인 대출)에 대비하기 위한 충당금을 늘렸으면 부실여신을 감내할 수 있는 재무여력도 개선돼야 하지만, 오히려 반대였다.
고정이하여신 대비 대손충당금 규모를 비교한 대손충당금적립률이 1분기 77%로 작년 말 78.65%보다 하락했다. 국민, 신한, 우리, KEB하나, SC제일, 씨티은행 등 6대 시중은행의 평균인 145%와 비교하면 절반수준이다.
1분기 대우조선해양 등 조선해운업 구조조정으로 고정이하여신이 급증하자 이런 결과가 나왔다. 고정이하여신이 1분기 8조5807억원으로 작년말 7조3270억원에 비해 1조2000억원 늘었다. 작년 같은 기간 3조3161억원에 비해 3배나 급증했다.
감독당국이 정한 적정 대손충당금적립률 기준은 없다. 다만 진웅섭 금감원장이 최근 임원회의에서 “작년말 은행권 평균 대손충당금적립률은 112.0%로 2010년말(108.5%) 이후 가장 낮아 충당금을 더 적립해야 한다”고 주문한 점을 고려해야 한다.
산은이 평균치 110%까지 끌어올리려면 고정이하여신 8조5807억원의 110%인 9조4387억원 만큼 충당금이 있어야 하는데, 현재 쌓은 6조6296억원을 빼면 ‘2조8000억원’이 더 필요하다.
변수는 대우조선해양의 건전성 재분류다. 정상여신이지만 신한은행처럼 요주의(연체기간 1~3개월 우려)로 재분류하면 이에 따른 충당금을 더 쌓아야 한다. 총 대출 4조2000억원의 7~19%인 2940억~8000억원을 충당금으로 쌓아야 한다. 이럴 경우 추가 충당금은 3조원대를 훌쩍 넘긴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대우조선해양의 경영정상화가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추가적인 여신 재분류 작업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가장 큰 문제는 자본유출이 커져 자본확충이 시급해졌다는 점이다.
대형 참사 시 대출손실을 감당할 수 있는 자본능력을 보여주는 기본(Tier1)자본이 1분기 기준 28조8946억원으로 작년 말(29조1267억원)보다 3000억원 줄었다. 작년 3분기말 31조3248억원보다는 무려 2조4300억원이나 감소했다. Tier1 자본은 자기자본에서 영업권과 무형자산 등을 차감해 구한다.
한편 산업은행은 건전성 위험이 제기되자, 리스크 공시를 강화키로 했다. 지난 3월29일 이사회를 열고 리스크공시 강화 안건을 통과시켰다. 모든 이해관계자에게 객관적이고 정확한 리스크 정보를 적시에 제공키로 했다.
[뉴스핌 Newspim] 한기진 기자 (hkj77@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