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서양덕 기자] 중국 주요 100개 도시 가운데 상하이(上海)가 주택 시가총액과 도시 GDP(총생산량)에서 1위를 차지한 것으로 조사됐다.
중국 권위 있는 경제 매체 제일재경(第一財經)은 각 지방정부가 발표한 도시별 주택 시가총액, GDP를 토대로 순위를 매겨 발표했다. 제일재경은 “자료 분석 결과 한 도시의 부동산 시장 발전 상황과 해당 지역 GDP의 연관이 깊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 부동산 시가총액 상위권 도시 동부 지역 다수 분포
상하이, 베이징(北京), 선전(深圳) 등 3개 도시의 주택 시가총액이 전체 조사 대상 100개 도시 가운데 최상위권을 차지했다. 상하이 주택 시가총액은 2조6814억위안(484조원)으로 1위를 차지했고 베이징(1억7934만위안)과 선전(1조1944억위안)이 그 뒤를 이었다. 베이징 주택 시가총액의 절반 수준에 불과한 광저우(8268억위안)는 4개 1선도시 중 4위를 차지했다.
4개 1선 도시를 제외하고 주택 시가총액 상위 10위권에는 쑤저우(蘇州), 톈진(天津), 항저우(杭州), 난징(南京), 샤먼(廈門), 우한(武漢) 등 6개 도시가 순위에 올랐다. 이 중 우한을 제외하고는 모두 동부 지역에 위치해있다.
4개 도시가 장강삼각주(長江三角洲 상하이·장쑤성·저장성을 포함한 장강 하구 중심 지역)에 있고, 주강삼각주(珠江三角洲 광저우·홍콩·선전을 연결하는 주강 하구 지역)와 징진지(京津冀 베이징, 톈진, 허베이)에 각각 2개, 푸젠성에 1개 도시가 있다.
우한은 부동산 시가총액 상위 10개 도시 중 유일하게 중서부 지역에 위치해있다. ‘구성통구(九省通衢 9개 성을 연결하는 큰 길목)’로도 불리는 우한의 GDP(총생산량)는 주요 100개 도시 가운데 8위를 차지했다. 우한의 주택거래량은 꾸준히 늘어나고 있는 추세로 특히 올해 증가폭이 크게 늘어났다.
◆ 샤먼, 주하이 주택 시가총액이 높은 이유는?
GDP 및 인구 규모와 상관없이 주택 가격이 높으면 해당 도시의 주택 시가총액은 높아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샤먼의 경우 GDP 순위는 전체 55개 도시 중 51위로 최하위권이지만 주택 시가총액은 9위를 차지했다. 이는 높은 주택 가격 때문이다.
중국지수연구원이 발표한 ‘2016년 4월 전국 100개 도시 신규 상품주택 가격 지수 조사’ 결과에 따르면 샤먼의 신규주택 평균 가격은 제곱미터 당 2만3847위안으로 전체 도시 중 4위를 차지했다. 4월 기준 샤먼의 부동산 가격은 17개월 연속 상승했다. 또 (4월 기준) 전월, 전년 동기 대비 부동산 가격 상승폭은 각각 5.7%, 13.4%를 기록했다.
주하이(珠海)와 하이커우(海口)도 샤먼과 비슷한 추세를 보이고 있다. 주하이의 GDP 순위는 98위이지만 주택 시가총액은 18위를 차지했다. 4월 주하이의 신규주택 평균가는 제곱미터 당 1만5677위안으로 100개 도시 중 9위를 차지했다. 부동산 가격 상승폭은 전국에서 여덟 번째로 높았다.
샤먼, 주하이, 하이커우는 남쪽 해안가에 위치한 도시로 날씨, 거주 환경 등이 우수해 타 도시로부터 유입 인구가 늘어나고 있다. 특히 동북 지역 거주민들이 겨울을 나거나 노후 생활을 위해 이 도시들을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서부 지역에 위치한 허페이(合肥), 정저우(鄭州)는 올해 들어 부동산 가격이 빠르게 올랐으며 주택 시가총액 순위도 비교적 높다. 허페이의 GDP는 28위이지만 주택 시가총액은 14위를 기록했다. 올 2월 들어 부동산 가격 증가폭이 커지는 등 중서부 지역에서 올해 부동산 가격 상승세가 가장 빠른 도시로 조사됐다.
◆ 제조업 도시 명암 엇갈려
에너지, 중화학 공업 지역에 위치한 선양(瀋陽), 창춘(長春)은 최근 수 년간에 걸쳐 지속되는 에너지 가격 하락 현상이 도시 GDP와 부동산 시장에도 악영향을 끼친 것으로 나타났다. 인구 유입도 타 도시에 비해 느린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도시의 경우 경제상황이 안좋은데도 부동산 재고량이 늘어나면서 부동산 가격이 하락세를 보였다.
우시(無錫)와 취안저우(泉州) 등 과거 제조업으로 명성을 날린 도시의 주택 시가총액이 상대적으로 낮은 것은 도시 산업 구조와 연관이 깊은 것으로 조사됐다.
장다웨이(張大僞) 중원부동산연구소 수석 애널리스트는 “노동 밀집형 제조업 위주의 도시는 외부로부터 유입되는 인구는 많지만 소득이 낮고 유동성이 높아 유효 구매소득이나 부동산 수요도 낮은 편”이라고 했다. 딩창파(丁长发) 샤먼대 경제학과 교수도 “현재 국내 제조업은 불경기로 최근 몇 년 새 일부 제조업 도시의 경제 성장 속도가 크게 둔화됐다”고 했다.
둥관(東莞), 쑤저우도 대표적인 노동 밀집형 도시이지만 우시나 취안저우와는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1선도시 부동산 가격 상승세가 지난해부터 주변 2선도시까지 퍼지면서 둥관이나 쑤저우는 이에 따른 부동산 가격 상승 혜택을 누리고 있다. 둥관과 쑤저우는 각각 1선도시 선전과 상하이에서 멀지 않은 주변 2선도시다.
이밖에 후이저우(惠州), 중산(中山), 랑팡(廊坊) 등도 주변 1선도시인 광저우와 베이징의 부동산 가격 상승 영향을 받아 부동산 시장이 살아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뉴스핌 Newspim] 서양덕 기자 (syd@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