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휴먼다큐 '사람이 좋다' 개그우먼 이경애, 꼭 빼닮은 딸 희서 강하게 키우는 이유는?
[뉴스핌=양진영 기자] '사람이 좋다'에서 개그우먼 이경애 모녀의 일상이 공개된다.
29일 방송되는 MBC 휴먼다큐 '사람이 좋다'에서는 원조 못난이 개그우먼, 한국의 찰리 채플린 이경애와 딸의 사연이 공개된다.
1984년, 열아홉의 나이로 한국의 채플린이란 찬사를 받으며 KBS 개그콘테스트 대상을 수상한 이경애는 못난이 개그우먼 캐릭터를 만들어 ‘괜찮아유’, ‘넌 내 거야’ 등의 유행어를 연달아 히트시켰다. 1995년에는 MBC '오늘은 좋은 날'에서 강호동과 ‘무거운 사랑’ 코너로 찰떡 호흡을 보여주었고, 그 해 '백상 예술 대상', '한국 방송대상'을 모두 휩쓸며 인기를 증명했다.
강호동은 "'무거운 사랑'은 사실 이경애 선배님이 다 만들어 주신 코너라는 생각이 듭니다. 저는 연기의 ‘연’자도 몰랐던 때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인인 강호동을 잘 리드해 주셨죠. 녹화가 진행될 때, 이경애 선배님이 너무 웃겨서 NG가 많이 났어요"라고 당시를 떠올렸다.
하지만 정상에 올랐던 1995년 이후 10여 년간, 이경애는 코미디 무대에서 사라졌다. 방송에서 얼굴을 볼 수 없었던 공백기. 그 시간 동안 그녀에겐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호탕한 웃음 뒤에 감추었던 그녀의 뒷이야기를 '사람이 좋다'에서 들어보자.
나이 쉰셋, 개그우먼 이경애의 곁에는 엄마를 쏙 빼닮은 열두 살 딸 희서가 있다. 마흔둘에 시험관 아기 시술로 힘들게 얻은 귀한 딸이다. 부모님과 남편을 먼저 떠나보내고 고통스러운 시간을 견뎌내었던 것도 옆에서 살뜰히 엄마를 보살피는 딸 희서 덕분이었다.
그런데 희서를 대하는 그녀의 태도가 좀 이상하다. 기상 알람이 울리면 스스로 일어나 아침을 챙겨 먹고 학교에 가는 희서. 게다가 청소도 요리도 엄마 이경애는 뒤에서 감독만 할 뿐, 모두 희서의 몫이다. 금이야 옥이야 업고 다녀도 부족할 것 같은 딸인데, 오히려 희서는 집에서 콩쥐 신세다.
이경애는 "자식이라는 거 한 번 낳아보고 싶다’ 해서 저랑 똑같은 아이가 나왔는데, 얼마나 귀하고 예쁘겠어요. 그런데도 내가 막 하는 이유는, 그 아이가 나에게 너무 의지하면 나중에 희서 혼자 남았을 때 어떻게 살아갈까 싶어서예요. 나는 우리 엄마 돌아가신 게 내 인생에서 가장 힘들었거든요. 희서한테 그런 고통을 주고 싶지 않아요"라고 희서를 강하게 키우는 이유를 말했다.
어머니가 돌아가셨을 때 세상이 무너지는 것 같은 고통을 겪었던 이경애. 같은 아픔을 희서에게 주고 싶지 않은 그녀다. 엄마를 보살피는 속 깊은 희서와 딸을 독립적으로 키우려는 엄마 이경애의 사랑법을 '사람이 좋다'에서 만나본다.
방송에서 구김살 없는 모습으로 시청자들에게 큰 웃음을 선사해온 이경애. 그의 밝은 모습을 보면 모자람 없이 자랐으리라 짐작하게 되지만, 밥 한 숟가락을 먹기 위해 오 남매가 달리기 내기를 해야 할 정도로 어려운 형편에서 자랐다. 내성적이고 여린 소녀였던 이경애가 개그우먼이 되기로 결심했던 것도 돈을 많이 벌어 가정을 지키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이경애 언니 이지윤 씨는 "어렸을 때 경애는 말도 없고 소심한 아이였어요. 방송을 할 만한 아이가 아니었죠. 그런데 가정형편이 너무 어려워서, 어머니가 삶을 포기하려고 하셨어요. 그때 경애는 부모님에게도 의지할 수 없었죠. 가족들에 대한 책임감을 가지기 시작하면서, 혼자 다 짊어지는 가장으로 바뀌더라고요"라고 안타까운 마음을 드러냈다.
이경애는 "어렸을 때 저는 조급했어요. 빨리 성공해야 하는데, 돈 벌어야 하는데.. 그때부터 죽기 살기로 ‘내 꿈은 연예인이다, 연예인이 되어서 빨리 돈 벌어야 한다’ 하고 생각했어요. 우리 엄마 살리려면 빨리 돈 벌 방법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었던 거죠"라고 절박했던 당시를 떠올렸다.
데뷔한지 33년이 흐른 지금도 그녀는 가족들에게 헌신적이다. 이제는 가족에 대한 책임감과 무게를 내려놓고, 스스로를 위한 삶을 살았으면 한다는 언니 지윤 씨와 동생 경옥 씨. 세상 누구보다 끈끈한 이들의 이야기를 '사람이 좋다'에서 만난다. 29일 오전 8시 MBC에서 방송.
[뉴스핌 Newspim] 양진영 기자 (jyyang@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