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장기물 수요 강해… 정책+고수익 추구 영향
[시드니= 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미국 국채 수익률 곡선의 평탄화(장·단기 금리 차이 축소)를 더 이상 경기 침체의 전조로 해석하기는 무리라는 시각이 전략가들 사이에 확산되고 있다.
미 국채 10년물과 2년물 간 수익률 곡선(격차)는 지난 금요일(13일) 현재 95bp(1bp=0.01%p)까지 축소되며 2007년 말 이후 가장 평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미 국채 10년물과 2년물 수익률 격차 5년 추이 <자료=YCharts.com> |
수익률 곡선은 투자자들이 장기물에 대해 높은 금리를 요구하면서 나타나는데, 단기부터 장기까지 금리를 이은 곡선이 평탄해진다는 것은 장기채 금리 프리미엄이 사라지는 것으로 대개 경기 둔화 또는 침체의 전조로 해석되곤 한다.
16일 자 CNBC뉴스는 최근 나타나고 있는 수익률 곡선 평탄화의 배경이 과거와 달라 경기침체 신호로 보기는 어렵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판단이라고 소개했다.
전문가들은 미국을 비롯해 일본, 유럽 등에서 중앙은행들이 실시하고 있는 국채 매입 등 양적완화 정책의 효과와 중국 등 세계 경기 둔화를 둘러싼 우려가 복합적으로 곡선 평탄화를 초래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CRT캐피탙 선임 국채전략가 이안 린젠은 "과거 수익률 평탄화가 경기 침체를 신호했을 때는 지금처럼 연방준비제도(이하 연준)가 대규모 재무제표 상의 자산을 운용한다거나 금리가 제로 수준이지 않았으며, 연준이 긴축 재개에 머뭇거리면서 경제에 타격을 주는 상황은 아니었다"고 말했다. 현재 곡선 평탄화는 과거와는 다른 해석이 필요함을 시사한 것이다.
RBS전략가 존 브릭스는 수익률 곡선 평탄화가 단기물 매도 때문이 아닌 장기물 수요가 강력해진 데 따른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대개 연준이 금리를 인상할 때 단기물 금리가 올라가면서 커브가 평탄해지는데 이번에는 반대로 장기물 금리가 내려오면서 평탄해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연준이 금리를 동결하면 곡선의 기울기가 가팔라지는데 이번 사례는 정책 기조를 동결했음에도 불구하고 곡선이 평탄화되고 있다는 점이 흥미롭다며, 선진국 국채 시장의 마이너스 수익률 기조 속에서 고수익 추구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모간스탠리 채권포트폴리오 매니저 짐 캐런은 최근 급격한 곡선 평탄화에 큰 의미를 둘 필요가 없다며 "시장이 (지난 주말 중국 지표처럼) 세계 경제 부진 지표들을 받아 드는 한 장기물 수익률은 낮아지고 수익률 곡선은 평탄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권지언 시드니 특파원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