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임장관 칼리드-알 팔리…사우디 정책 향방 '주시'
[시드니= 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사우디 아라비아 석유장관 해임으로 내달 2일 열릴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동과 그에 따른 유가 향방에 먹구름이 드리웠다.
8일(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주요외신들은 일제히 최근 유가가 랠리를 보이고 있지만 알리 알-나이미 사우디 석유장관 교체로 유가 불확실성이 높아졌다며 앞으로 사우디가 취할 정책 향방이 관건이라고 보도했다.
이번 교체는 사우디 왕위 계승 서열 2위인 모하메드 빈 살만 왕자가 주도한 것이며, 칼리드 알-팔리가 신임 석유장관에 임명됐다. 빈 살만의 지휘 하에 신임 장관이 앞으로 사우디 석유 정책을 어떻게 끌고 갈지를 두고서는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WTI 가격 1년 추이 <출처=블룸버그> |
국제 유가는 지난 2월에 13년래 최저치를 찍은 뒤로 70%가 뛰었지만, 사우디를 비롯한 산유국들이 산유량 동결 합의에 실패한 뒤로 시장 점유율 경쟁이 고조되고 산유량은 더 확대될 수 있다는 경고음이 제기됐다.
◆ 사우디 증산 나설 가능성 제기돼
일부 전문가들은 나이미 사우디 전 장관이 생산량 축소를 주장했지만 그 윗선에서 이를 반대해 온 만큼 이번 사임이 사우디의 생산 확대를 의미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RBC캐피탈 상품전략 대표 헬리마 크로프트는 "모하메드 빈 살만이 모든 것을 바꿔놓고 있다"며 "그는 OPEC과 협력해야 할 경제적 부담을 느끼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러시아나 이란 등과의 경쟁에서 밀리면서 중국, 일본, 인도 등 주요 석유 수출시장에 대한 점유율이 주춤한 것도 사우디의 산유량 증가 가능성을 높이는 대목이다. 중국의 경우 올 1분기 석유 수입량이 전년 대비 13.4%가 늘었지만 사우디로부터의 수입량 증가세는 7.3%에 그쳤다.
바클레이즈 에너지시장 리서치대표 마이클 코헨은 수 개월 내로 사우디가 석유 생산량을 확대할 가능성이 "석유 시장에 분명한 우려"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반대로 사우디 석유장관 교체가 유가에 호재가 될 것이란 주장도 나오고 있다.
사우디 지도부 교체로 사우디가 시장 점유율 축소에 대해 예전처럼 체면을 차리려 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RCMA자산운용 최고투자책임자(CIO) 더그 킹은 "사우디의 정책 방향을 두고 불확실성이 커진 만큼 시장은 이를 상승 재료로 받아들일 수 있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권지언 시드니 특파원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