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SK 등 기존 사업자 가능성 높지만 변수 존재
[뉴스핌=함지현 기자] 정부가 대기업 몫 시내면세점 특허권 3장, 중소기업 몫 1장을 추가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가운데 사업권을 어느 업체가 거머쥘지 관심이 쏠린다.
2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호텔롯데의 롯데면세점이나 SK네트웍스의 워커힐면세점 등 기존에 면세점을 운영해 온 사업자가 특허권을 챙길 가능성이 가장 높다는 분석이다.
먼저 단일 국내 시내면세점 중 매출액이 3위인 롯데 월드타워점이 '1순위'로 거론된다. 월드타워점은 지난해 6100억원이 웃도는 매출액을 기록했었다.
롯데월드타워와의 시너지를 통해 관광산업을 활성화할 수 있다는 점도 강점으로 꼽힌다. 롯데면세점은 월드타워점을 '관광쇼핑 복합단지 면세점'으로 재탄생시켜 5년동안 2800만명의 관광객을 유치해 내겠다는 약속을 한 바 있다. 이 점은 관광산업 활성화를 강조하고 있는 정부가 '독과점 논란'에도 불구하고 월드타워점의 손을 들어줄 수 있는 명분이기도 하다.
24년의 역사를 가진 워커힐면세점 역시 오랜시간 동안 면세점을 운영해 온 풍부한 노하우를 내세워 특허권을 되찾아 오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다.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 <사진=강필성 기자> |
하지만 변수는 존재한다.
먼저 롯데는 '독과점 논란'을 넘어서야 한다.
정부는 지난달 특허기한을 기존과 같이 10년으로 연장하는 안을 발표하면서 '시장지배적 추정 사업자'가 신규 특허심사를 받을 경우 일부 감점을 받도록 했다.
시장점유율이 60%를 웃도는 롯데면세점을 사실상 겨냥한 부분. 다만 롯데면세점은 감점을 감안하더라도 자사의 경쟁력을 통해 충분히 사업권을 되찾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워커힐은 사업권을 잃은 이후 밟아 온 폐업 절차를 다시 되돌려야 하는 상황이다. 워커힐은 인천 통합물류창고와 IT시스템 등 면세점 자산을 두산측에 매각한 바 있다. 또 일부 인력의 유출도 있다.
이와 관련, 워커힐측은 이미 면세점 자체에 충분한 물류센터 공간이 있는데다 IT시스템도 원천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인력 역시 유출된 인원이 일부일 뿐인데다 특허권을 따 내면 충원에 큰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기존 사업자를 제외하면 가장 적극적으로 시내면세점 입점을 희망하는 현대백화점이 특허권 중 한 자리를 꿰찰 가능성이 제기된다.
현대백화점은 코엑스 단지나 잠실 등 강남지역에 신규 면세점 사업권이 부여되면, 작년 말 면세점 사업자 재선정 이후 시내 면세점들이 강북에 치우진 문제점을 보완하고, 강북과 강남지역의 면세 관광산업 균형발전을 꾀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단, 함께 시내면세점 특허전에 참전했다 고배를 마신 이랜드를 비롯한 다른 업체가 참전을 선언할지가 변수다. 특허권이 3개 뿐인 만큼 참가 업체가 늘어날수록 경쟁을 치열해질 수밖에 없다.
한 자리가 주어진 중소기업몫 시내면세점에 참여할 업체도 관심을 모은다.
지난해 치러진 서울 중소중견 제한경쟁에는 SM면세점과 유진 등 14곳이 경쟁을 벌여 SM면세점이 특허권을 따 낸 바 있다.
그러나 신규로 특허를 따 낸 업체들이 시장에 참여하는 업체가 많아질수록 수익성이 떨어질 수 밖에 없다고 주장해 온 만큼 지난해와 같은 흥행이 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뉴스핌 Newspim] 함지현 기자 (jihyun0313@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