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성장률 6% 근접·중국 경협 '호재'
시장 성숙도와 유동성 낮은 게 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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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김성수 기자] 전 세계 경제의 저상장 추세 속에서 스리랑카 주식시장이 '숨은 진주'로 부상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스리랑카 경제성장률이 연간 5%를 훌쩍 넘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최근에는 중국과 협력 관계가 부쩍 강화되는 등 호재가 겹쳤다.
다만 스리랑카 증시가 충분히 성숙되지 않아 시장 유동성이나 기업 정보가 불충분하다는 점은 투자자들에게도 유념할 사항으로 꼽힌다.
◆ 스리랑카 성장 '탄력'에 증시도 달리나
아시아개발은행(ADB)은 지난달 발표한 '아시아 개발 전망(Asian Development Outlook) 2016' 보고서에서 스리랑카의 올해 경제성장률이 5.3%에 이를 것이며, 내년에는 5.8%로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스리랑카 주요 경제지표 (2016~2017년 성장률 전망치 포함) <출처=아시아개발은행(ADB)> |
전 세계 성장률이 올해 3.2%~3.3%에 그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스리랑카는 세계 평균보다 높은 성장세를 기록할 것이라는 얘기다.
ADB는 올해 중순에 스리랑카 정부의 수정 예산안이 국회의 승인을 받으면서 민간투자가 회복될 것이며, 국제통화기금(IMF)도 스리랑카 경제 지원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스리랑카 증시가 그동안 하락세를 딛고 상승 가도를 달릴 것이란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스리랑카 증시의 콜롬보 올셰어지수는 이달 들어 5% 급등했으나, 연초 대비로는 7% 넘게 급락한 상태다.
스리랑카 아시아 증권의 두미스 페르난도 이사회 의장은 미국 경제방송 CNBC와 인터뷰에서 "스리랑카 증시의 예상 주당수익배율(PER)이 10배 이하"라며 "이는 아시아 등 프런티어 시장 대부분을 통틀어 가장 저렴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 중국 '물량공세'에 건설업 전망 '좋아요'
중국과 스리랑카가 이달 초에 지난 1년간 중단됐던 콜롬보 항 개발 사업을 재개하는 데 합의한 것도 스리랑카 증시에 호재다.
콜롬보 항 프로젝트는 스리랑카에서 추진 중인 인공섬 개발 사업으로, 중국 기업들이 여기에 14억달러(약 1조5000억원)를 투자하기로 했다. 중국은 해상 실크로드의 주요 거점과 인도양 진출의 교두보를 확보하기 위해 콜롬보항 개발 프로젝트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스리랑카의 위크레메싱게 총리는 리커창 총리와의 회담에서도 해상실크로드, 항구, 공항, 산업단지 건설 등에서 양국의 협력이 강화될 것을 희망한다는 뜻을 표시했다. 페르난도 의장은 이에 따라 향후 스리랑카의 건설 업종이 유망할 것이라면서 '엑세스 엔지니어링(Access Engineering)'을 추천 종목으로 제시했다.
페르난도는 "스리랑카 정부에서 전국적으로 건설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며 "지난해에 잠시 중단됐던 프로젝트 중 대부분이 올해 재개될 것이며 이에 따라 시멘트 업종도 탄력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스리랑카의 위크레메싱게 총리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사진=신화/뉴시스> |
◆ 관광업 '유망'… 시장 성숙도 낮은 점은 '우려'
다른 전문가들은 스리랑카가 내전이 종식된지 7년째에 접어든 가운데 관광 업종도 유망한 산업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 스리랑카 관광객은 180만명을 넘어서면서 연간 약 18% 증가했다. 이는 10년 전에 비하면 약 4배 가까이 증가한 규모로, 이 중 인도에서 온 관광객이 전년보다 30% 급증한 31만6000명에 이르렀다.
'신흥국 투자 귀재'인 마크 모비우스 템플턴 이머징마켓그룹 회장은 "스리랑카는 나라 전체가 관광지"라며 "역사와 아름다운 해변과 멋진 사람들이 있고, 규모도 크지 않아 1주일이면 다 둘러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스리랑카 정부가 카지노 허가를 다시 시작한다면 인도 투자자들과 관광객을 유치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는 중국의 인프라 투자와 균형을 이룰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스리랑카 증시에 투자하는 데는 걸림돌이 많다는 지적이 뒤따랐다. 대표적으로 '유동성 문제'와 '정보 비대칭' 등 시장이 충분히 성숙되지 않아서 발생하는 문제점들이 꼽혔다.
페르난도는 "스리랑카 증시는 유동성이 제한적이기 때문에 진입하는 것보다 빠져나오는 게 쉽지 않을 것"이라며 "만약 투자한다면 빠져나오는 타이밍을 신중하게 조절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모비우스 역시 스리랑카 증시에 상장된 기업들은 분석하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스리랑카 대형 기업들은 플랜테이션·요식업·소매업 등 각종 사업을 다 하고 있다"며 "이들이 정확히 어떤 사업을 하는지 이해할 수 없기 때문에 애널리스트들도 분석을 꺼린다"고 말했다.
최근 5년 스리랑카 콜롬보 올셰어지수 추이 <사진=블룸버그통신> |
[뉴스핌 Newspim] 김성수 기자 (sungso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