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서 성장해법 모색…일본-독일-이란 등 2만1000km 비행
[뉴스핌=김연순 기자] 구자열 LS그룹 회장이 4월 초부터 5월 초까지 일본-독일-이란 등 3개국을 횡단하며 해외에서 새로운 성장기회를 모색하는 등 글로벌 경기침체 극복을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도시간 직선거리만 합해도 2만1000km 이상으로 실제 비행거리는 지구 한 바퀴(약 4만km)의 절반을 넘는 거리다.
구 회장은 이 기간 동안 일본, 독일 등 기술 선진기업들의 주요 경영진과 만나 사업협력 확대를 논의하고 최신 기술 트랜드를 직접 경험하는 한편, 중동 최대 내수시장으로 불리는 이란에서 에너지·인프라 분야 수출 가능성을 발굴할 계획이다.
우선 구 회장은 4월 초 일본을 방문해 LS-Nikko동제련의 공동 출자사인 JX 니폰 마이닝&메탈의 오오이 사장 등과 만나 양사간의 오랜 협력적 관계를 공고히 하는 한편, 향후 동광석 등 원료구매 방식에 있어 시너지 창출 방안 등에 대해 논의했다.
이후 미쓰비시 자동차, 후루카와 전기 본사와 히타치 금속 등을 차례로 방문한 구 회장은 자동차용 전장부품, 전선 등 LS의 주요 사업 분야에서 회사간 기술적·사업적 협력 범위를 더욱 넓혀가기 위한 논의를 진행했으며, 향후 초전도케이블, 태양광 발전 등 일본의 미래 선도기술과 신재생에너지 분야 시장 진출 가능성도 타진했다.
구자열(사진 앞줄 왼쪽 두번째) LS그룹 회장이 26일 독일 하노버 메세에 참관, 지멘스 부스를 방문해 랄프 크리스찬 지멘스 에너지 매니지먼트 CEO로부터 제품 설명을 듣고 있다.<사진=LS> |
일본 방문 이후 잠시 귀국했던 구 회장은 지난 25일 독일에서 하노버 메세(산업박람회)를 참관했다. 제조업 분야 최신 기술 트랜드를 직접 눈으로 확인하기 위해 운동화를 신은 채 LS산전을 비롯한 지멘스, 슈나이더, 미쓰비시 등의 전시관을 방문하는 열정을 보였다.
특히 구 회장은 26일 지멘스의 송변·배전을 총괄하는 랄프 크리스찬(Mr. Ralf Christian) 에너지 매니지먼트 CEO를 만나, 지멘스가 추구하고 있는 통합전력관리 및 통합자동화 제품과 기술에 대한 설명을 듣고 질문도 하며 LS의 미래 모습을 구상하는 시간을 가졌다. 또한 양사는 Industry 4.0 기반 기술을 국제 표준화하는 것이 절실하다는 데 인식을 함께 하며 이 같은 논의가 더욱 활발해지길 기대한다는 데 공감대를 형성했다.
하노버 메세는 산업 분야 세계 최대 규모 전시회로, 주요 계열사인 LS산전은 지난 2000년부터 17년 간 매년 참가해 전력·자동화 분야 기술과 제품을 선보여 왔으며, 올해는 특히 전류/전압형 HVDC(초고압직류송전) 기술과 Industry 4.0에 적용되는 자동화 솔루션 등을 소개했다.
구 회장은 해외 주재원과 현지 임직원도 직접 챙겼다. 우선 2008년 인수한 북미 최대 전선회사 수페리어 에식스(SPSX, Superior Essex Inc.)의 독일 법인인 브람쉐 공장(하노버로부터 서쪽으로 약 2시간 거리) 을 방문해 주재원 및 직원들을 격려했다. 또한, 유럽 경기 회복과 독일의 산업 성장에 대비해 전선 분야 종주국인 유럽에서 LS가 기술 경쟁력을 발휘해 줄 것을 당부했다.
구 회장은 독일 일정을 마친 후 5월 1일부터 이란 경제사절단 대열에 합류, 비즈니스 포럼에 참석하는 등 LS가 사업으로 영위하는 에너지·인프라 분야에서 새로운 사업 기회를 발굴하고 모색할 계획이다.
이란은 전력과 통신 인프라가 노후화되거나 부족해 향후 발전량 확충을 위한 송·배전 분야 사업기회가 확대되고, 트랙터/사출/플랜트 분야 대형 프로젝트 발주가 예상돼 LS전선, LS산전, LS엠트론, LS메탈 등의 사업 진출 가능성이 큰 국가다.
한편, 그룹의 주요 계열사인 LS전선은 올해 초 미국과 캐나다에서만 약 1억달러 규모의 해저케이블을, 덴마크에서는 5500만불 규모의 초고압 전력케이블을 수주했으며, LS산전은 113억엔 규모의 일본 태양광 발전소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등 해외시장에서 성과를 내고 있다.
[뉴스핌 Newspim] 김연순 기자 (y2kid@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