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 석유화학ㆍ배터리 사업 강화 추진..핵심 요충지는 중국
[뉴스핌=김신정 기자] SK이노베이션이 '뉴 노멀(New Normal)'시대를 맞아 선제적 대응을 위해 석유화학과 배터리 등 주요사업에 대한 신규 합작(JV)과 인수합병(M&A)을 추진하기로 했다.
정철길 SK이노베이션 부회장은 20일 서울 종로구 본사 사옥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합작투자와 M&A조건으로 이송, 시장, 기술력 등 3개 요소 가운데 1~2개는 가지고 있어야 경쟁력이 있고 성장과 가치창출이 가능하다"며 "1차적으로 중국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정 부회장은 "합작투자와 인수합병의 목표는 기업 인수 자체가 아닌 얼마나 전략적으로 기업을 잘 키워 가치를 높이느냐가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특히 SK이노베이션은 전기차 배터리 사업에 대해 중국 내 합작법인인 '베이징 BESK 테크놀로지'와 같은 글로벌 파트너링을 활용해 중국 중심의 성장을 지속 추진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SK이노베이션은 20일 서울 종로구 본사 사옥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고, 향후 ‘뉴 노멀’에 대비한 생존 및 성장 전략을 공유했다. 사진은 정철길 SK이노베이션 부회장이 경영 구상과 향후 전략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SK이노베이션> |
정 부회장은 "중국에 배터리 제조 공장을 설립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데 올해 중 그 윤곽이 드러날 것"이라며"전기차 배터리의 핵심 소재인 리튬 2차전지 분리막(LiBS) 사업은 공장 증설을 검토 중으로, 향후 글로벌 시장 점유율을 1위로 끌어올리겠다"고 강조했다.
정 부회장은 이어 "조만간 중국에서 투자 발표건이 나올 수 있을 것"이라며 "기존 방식대로 한다, 안한다 얘기하기엔 아직 이른 시기로 파트너가 필요하면 합작투자를 할 것이고 배터리 업체나 협력가능한 대상자가 정해지면 다양한 방법으로 추진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을 가장 먼저 꼽은 이유로는 "중국이 전기차 자동차 등 미래 산업에 대한 육성 의지가 크고, 환경문제도 중요시 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 정 부회장은 "전기차 배터리는 앞으로 얼마나 부피를 줄이고 배터리 용량과 밀도를 높여서 가격을 낮추느냐가 관건이 될 것"이라며 "SK이노베이션은 이 분야에 집중하고 있다"고 전했다.
전기차 배터리 생산업체인 LG화학과 삼성SDI와 관련해선, "이들 회사가 잘하고 있고 한국 기업들이 또 잘해야 한다"며 "전기차 배터리사업 분야는 마라톤으로 치자면 진입 1KM에 불과해 SK이노베이션도 분명한 목표와의지를 가지고 사업을 키워나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SK이노베이션은 석유화학사업의 경우 중국과 고부가 제품중심의 투자를 통해 기존 범용제품 위주의 포트폴리오를 조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 부회장은 이와 관련, "중국시장 중심으로 성장동력을 찾고 있다"며 "전반적으로 중국에서 국내 만큼의 사업을 진행해 나갈 예정으로 중장기적으로 여러가지 방향을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 부회장은 아시아 지역 내 석유화학 공급과잉 우려에 대해, "최근 디젤 마진이 많이 안 좋은 반면, 가솔린 마진은 좋은 편"이라며 "일본에선 정유사가 합병과 구조조정을 하고 있지만 전반적으로 공급과잉"이라고 설명했다.
(좌측부터) 김형건 SK종합화학 사장, 정철길 SK인노베이션 부회장, 김준 SK에너지 사장 <사진=SK이노베이션> |
국제 유가 전망에 대해선 한치 앞을 내다 볼 수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송진화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 사장은 "유가 향후 전망은 아무도 모른다"며 "다만 현재 저유가 기조가 지속되면서 수요가 늘고 있는데, 얼마나 더 늘 것이냐는 경기상황과도 연관이 있다"고 설명했다.
송 사장은 이어 "OPEC 소속 산유국들이 석유개발에 상당한 신경을 쓰고 있는데 저유가로 해양플랜트들이 취소, 계약 해지되고 있지만 또 한켠에선, 향후 국제유가가 오를 것을 대비해 준비하는 나라들도 있다"고 덧붙였다.
정유사업의 미래 전망과 관련 수출시장으론 중국이 아닌 동남아시아와 아프리카를 꼽았다. 김 준 SK에너지 사장은 "과거 원유 80%이상을 중동에서 수입하고 수출은 거의 중국으로 했었다"며 "하지만 중국이 수출국으로 변모하면서 우리 수출은 동남아시아와 아프리카 시장으로 가게 됐다"고 말했다.
한편, SK이노베이션은 향후 자사주 매입 또는 주주환원 정책 계획에 대해 아직 정해진 바 없다고 밝혔다.
정 부회장은 "아직까지는 정해진 바 없다"며 "이익이 향상되면 가능성도 있기에 경영진과 직원들이 힘을 모아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에너지 화학사업이 ICT사업과 달리 아직까지 시장에서 저평가 받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뉴스핌 Newspim] 김신정 기자 (aza@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