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해고 수순" vs "심각한 직무태만"
[뉴스핌=이광수 기자] NH투자증권이 직무태만자 21명을 윤리위원회에 회부키로 하면서 내부 논란이 점화되고 있다.
20일 복수의 NH투자증권 관계자에 따르면 회사측은 지난 18일 저녁 강서 프런티어와 강동 프런티어 지점 직원 21명에 대해 '불량한 직무수행 및 직무태만'을 이유로 오는 25일 윤리위원회를 열어 회부키로 했다.
NH투자증권 여의도 본사 사옥 <사진=NH투자증권> |
프런티어 지점은 지난 2014년 우리투자증권과 NH농협증권의 합병 과정에서 만들어졌다. NH투자증권 내부 저성과자를 보내 영업고객 전화응대와 상품 설명 등을 재교육하는 지점이다.
이들 지점에는 합병 당시 명예퇴직 권고를 거절한 35명의 직원이 각각 나뉘어 발령받았다. 이번 윤리위원회는 그 중 21명을 회부키로 했다. 증권업계에서 직무태만을 이유로 직원을 윤리위에 회부한 것은 이번이 처음. 징계 수위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이에 대해 회사 측은 "이번에 윤리위에 회부된 직원들은 저성과로 분류된지 만 2년이 넘은 경우"라며 "그동안 사내·외 교육을 제공하고 실적 기준도 낮췄음에도 불구하고 개선이 없는 것은 직무태만에 해당된다고 봤다"고 설명했다.
이어 "윤리위 회부 직원은 저성과자 중에서도 극단적인 저성과자"라며 "자신의 연봉 만큼도 수익을 내지 못하는 경우가 지속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에 윤리위원회에 회부된 직원들 대다수는 차장급으로, 이들의 연봉은 고정비만 평균 1억원 수준이다.
노동조합 측은 윤리위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재진 NH투자증권 노조위원장은 "노사합의서에 잉크도 마르지 않았는데 사측에서 뒤통수를 친 격"이라며 "이는 일반해고 도입 수순"이라고 반발했다.
이어 "이번 윤리위 회부는 실적이 저조한 직원들은 언제든지 윤리위에 회부될 수 있다는 공포감을 심어주기 위한 목적"이라고 강조했다.
노조는 이날 오후부터 NH투자증권 본사 로비에서 윤리위원회 반대 집회에 돌입한다는 방침이다.
내부 직원들 의견은 엇갈린다. NH투자증권 한 관계자는 "이번에 명예퇴직을 안하기로 한 대신 이런 방식으로 인원을 감축하려고 하는 것"이라고 풀이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윤리위원회에 회부된 직원 중 지나치게 낮은 영업 실적을 낸 직원도 있는 것으로 안다"며 "성실히 일하는 다른 직원들이 피해를 보는 상황이 지속되선 안된다"고 전했다.
앞서 김원규 NH투자증권 사장은 사내 게시판을 통해 "WM사업부 영업직원의 1/3은 자신의 직접 인건비만큼 수익도 올리지 못하고 있다"며 "인원을 줄이지 않으면 경쟁력이 회복되지 않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고 강조한 바 있다.
[뉴스핌 Newspim] 이광수 기자 (egwangsu@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