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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유가 '태양의 후예' 마지막회 엔딩을 장식했다. <사진=KBS 2TV 태양의 후예' 방송 캡처> |
[뉴스핌=장주연 기자] ‘태양의 후예’가 종영했다. 송중기와 진구는 불사조처럼 살아 돌아왔고 송혜교와 김지원은 이들의 품에 안겼다. 완벽한 해피엔딩이었다. 하지만 완벽한 마지막회는 아니었다.
14일 방송한 KBS 2TV 수목드라마 ‘태양의 후예’(극본 김은숙 김원석, 연출 이응복 백상훈) 마지막회에서는 안정준(지승현)의 도움으로 목숨을 구한 유시진(송중기)과 서대영(진구)이 강모연(송혜교)와 윤명주(김지원)를 찾아가는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유시진과 강모연, 서대영과 윤명주는 행복하고, 또 행복하고 행복했다. 그야말로 동화 같은, 행복한 나날이 이어졌다. 하지만 계속되는 이들의 행복만큼 시청자들은 지루했다.
이들이 재회한 방송 시작부터 종영 순간까지 시종일관 진부한 내용이 이어진 것. 매회 긴장감 넘치는 전개와 달콤한 대사들로 안방극장을 사로잡았던 드라마라고 믿기 힘들었다. 일부 시청자들 사이에서 ‘60분짜리 에필로그’라는 우스갯소리가 나올 정도였다.
물론 여기에는 촬영 도중 입은 부상으로 주인공 송중기의 움직임에 제약이 생겼다는 불가피한 이유도 있었다. 하지만 구태여 화려한 액션이 아니더라도 쫄깃하고 재밌는 마지막 이야기는 나올 수 있었다. 워낙에 기대가 컸기에 더욱 아쉬운 결말이었다.
물론 긴장감(?)을 불러일으키는 신도 있긴 했다. 바로 방송 내내 연기력 논란에 휩싸였던 이치훈(온유)의 마지막 원 샷.
이날 다니엘 스펜서(조태관)와 리예화(전수진)의 결혼을 위해 캐나다 밴쿠버에 간 우르크 멤버들은 오랜만에 한자리에 모여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그런데 이때 느닷없이 이치훈이 카메라 앞으로 걸어 나왔다. 단독 샷을 받은 이치훈은 뜬금없이 “이런 그림, 이런 애드리브 너무 좋죠. 이 온갖 재난을 극복하고 행복하게 살았습니다. 엔딩”이라고 말했다.
이 모든 행복한 결말이 ‘꿈’이 될 수 있는 상황이었다. 더욱이 앞서 드라마 ‘파리의 연인’에서 모든 게 여주인공 김정은의 꿈이라는 황당무계한 결말을 내놓은 적 있는 김은숙 작가이기에 시청자들의 불안함과 긴장감은 높아졌다. 하지만 그 순간 밴쿠버에 화산이 폭발했고 이치훈은 “갑자기 이 신 왜 이래요?”라며 당황했다.
이에 윤명주와 서대영은 “웬일로 이런 행운이 있나 했다” “전역을 했어야 했는데”라며 투덜거렸다. 강모연과 유시진 역시 “그럼 우리 다 휴가 반납해야 하는 거예요?” “아주 긴 보고서의 서막이란 느낌이 듭니다”라고 거들며 그 시각 벌어지고 있는 이들의 이야기가 꿈이 아닌 현실임을 알렸다. 다행이었지만, 이해할 수 없는 이상한 결말이었다.
PPL(간접광고)도 과했다. 후반부부터 남용되기 시작한 PPL은 마지막회를 앞둔 15회, 그리고 이날 방송된 16회에서 절정을 달했다. 간접광고가 아닌 직접 광고라고 봐도 무방했다.
앞서 15회에서 송중기는 송혜교 집에 캔들을 수십 개 켰고 송혜교는 오매불망 샌드위치만 먹으며 송중기를 기다렸다. 그리고 이어진 마지막회에서 송혜교와 김지원, 두 여자 주인공은 뜬금없이 호텔 예약 애플리케이션에 접속했다.
거기서 끝이 아니었다. 송중기와 낚시데이트를 즐기던 송혜교는 뜬금없이 수목원을 찾기 위해 스마트 워치를 내밀어 검색을 시작했다. 드라이브와 세차 데이트를 통해 송혜교의 애마 ‘빅보스’를 끊임없이 보여주는 것도 잊지 않았다. 이 같은 기승전결 없는 억지스러운 PPL은 시청자들의 실소를 자아내기 충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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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의 후예'가 종영했다. <사진=KBS 2TV 태양의 후예' 방송 캡처> |
물론 아쉬운 마지막회에도 불구, ‘태양의 후예’는 성공한 작품으로 남을 것으로 보인다. 제작비 130억원이 투입된 이 드라마는 100% 사전 제작, 한·중 첫 동시 방송이라는 위기를 기회로 만들며 한국 드라마에 새로운 역사를 썼다.
4년 만에 주중 미니시리즈 시청률 30%를 돌파했고 송중기는 한류스타로 급부상했다. 또한 애증(?)의 국내 PPL 수입도 30억 원을 뛰어넘었다.
여기에 ‘태양의 후예’ 독점 방영 계약을 맺은 중국 동영상 사이트 아이치이 유료 회원수도 급증, 아이치이는 투자한 판권료 48억 원을 훨씬 뛰어넘는 수익을 냈다.
한편 이날 방송으로 종영한 ‘태양의 후예’는 오는 20일에는 하이라이트 영상 및 메이킹과 에필로그를 담은 스페셜 방송으로 시청자들을 한 번 더 만날 예정이다.
[뉴스핌 Newspim] 장주연 기자 (jjy333jjy@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