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5년간 세 번째 달러 강세 종지부
[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미국 달러화에 대한 하락 베팅이 월가의 새로운 트렌드로 확산되는 움직임이다.
연방준비제도(Fed)의 지난달 회의 후 달러화 약세 의견에 힘이 실렸으나 최근 헤지펀드와 투자은행(IB) 트레이더들 사이에 달러화 하락 베팅이 후끈 달아오르는 모습이다.
특히 투자자들은 이머징마켓 통화 대비 달러화 하락 포지션 구축에 잰걸음을 하고 있다.
달러화 <출처=블룸버그통신> |
12일(현지시각) 업계에 따르면 외환 옵션시장에서 트레이더들은 지난 2년간 지속된 달러화 강세 흐름이 앞으로도 이어질 가능성을 25% 미만으로 예상하고 있다.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에 따르면 헤지펀드 업계는 주요 8개 통화에 대한 달러화 상승 포지션을 지난 5일 기준 한 주 사이 3만6304계약으로 축소했다. 이는 2014년 7월 이후 최저치에 해당한다.
브렌던 머피 스탠디쉬 멜론 애셋 매니지먼트 이사는 블룸버그통신과 인터뷰에서 “달러화 불마켓이 종료를 맞았거나 이미 정점을 지났다는 데 이견의 여지가 없다”며 “멕시코 페소화와 러시아 루블화 등 이머징마켓에 대해 달러화를 매도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와 별도로 뱅크오브뉴욕멜론 역시 지난 45년간 세 차례에 걸쳐 나타난 달러화 랠리가 힘을 다했다고 판단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이 집계하는 달러 인덱스는 지난 2014년 중반 이후 20%에 이르는 상승률을 기록했고, 지난해 100을 돌파한 뒤 최근까지 90선 후반에서 지지를 확보했다.
최근 인덱스가 95 아래로 떨어진 것은 본격적인 하강 기류를 예고하는 것이라는 데 투자자들의 의견이 모아졌다.
사이먼 데릭 뱅크오브뉴욕멜론 전략가는 WSJ과 인터뷰에서 “지난 80년대와 90년대에 이어 2014년 중반 이후 펼쳐진 달러화 강세가 종료되는 시점”이라며 “연준의 신중한 정책 행보가 결정적인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파생상품 트레이더들 사이에 연준의 금리이상 기대는 크게 꺾였다. 이들이 연내 예상하는 금리인상 가능성은 50% 아래로 떨어졌다.
한편 이날 국제 유가가 상승 탄력을 받은 데 따라 관련 상품 통화가 동반 강세를 보였다. 호주 달러화가 1% 이내로 상승했고, 뉴질랜드 달러화와 캐나다 달러화도 장중 0.5% 내외로 오름세를 나타냈다.
상품시장 애널리스트 사이에 국제 유가가 최악의 상황을 모면했다는 진단이 확산되면서 상품 가격과 관련 통화의 상승을 부추겼다.
전날 배럴당 40달러 선을 넘은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장중 2% 이상 추가 상승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