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원·배당축소 등 '허리띠 졸라매기' 잇따를 듯
[시드니= 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중국발 시장 혼란과 저유가, 글로벌 저성장이라는 '퍼펙트 스톰(Perfect storm)'을 맞은 글로벌 투자은행들의 1분기 실적이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감원과 배당축소 등 비용감축 조치도 잇따를 전망이다.
<출처=블룸버그> |
31일 파이낸셜타임스(FT)는 글로벌 IB들의 1분기 실적이 최대 56% 감소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FT가 7명의 애널리스트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서베이에서 유럽 IB 중 크레디트 스위스와 도이체방크, UBS, 바클레이즈 네 곳의 1분기 트레이딩부문 매출은 약 25% 줄었을 것으로 예상됐다.
사정은 미국은행들도 마찬가지로, 골드만삭스와 모간스탠리는 트레이딩 매출이 최대 48%, 56%씩 급감했을 것이란 전망이다.
지난 금융위기 이후 도입된 개혁조치들로 사업 기회가 제한되고 비용은 늘어 가뜩이나 수익성 유지에 애를 먹고 있는 투자은행들은 앞으로도 어려운 경영 환경에 마주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노무라 은행 애널리스트 존 피스는 "유럽 은행들이 규제 때문에 자본확충에 나서야 하지만 트레이딩 급감으로 타격을 입고 있다"며 이들의 배당에도 차질이 생길 전망이라고 말했다.
모간스탠리 은행 애널리스트 후번 스티니스는 IB들이 새로운 시장 현실에 맞게 "구조적으로 비용과 자본을 맞추려면" 3년 이상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은행들의 구조조정 노력은 이미 진행 중으로, 크레디트 스위스는 2000명 추가 감원을 예고했고 모간스탠리도 연말 채권 및 백오피스 인력 1200명을 감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날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 역시 조만간 400명이 넘는 사상 최대 감원을 단행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블랙록의 직원수는 약 1만3000명에 달한다.
세계주가지수가 올해 2월 중순까지 10% 넘게 하락하면서 운용사 인력도 계속 줄어드는 추세다.
[뉴스핌 Newspim] 권지언 시드니 특파원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