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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울며 겨자먹는 ISA 과외 선생

기사입력 : 2016년03월24일 18:38

최종수정 : 2016년03월25일 06:18

[뉴스핌=박민선 기자] 울며 겨자먹기. 억지춘향. 요즘 증권가 분위기를 표현하기에 이보다 적합한 표현이 있을까.

은행권 투자일임 업무를 위한 금융감독원의 지원사격 요청에 업권 경쟁자인 증권사들이 동원되는 웃지 못할 진풍경이 최근 벌어지고 있다. 은행들은 이르면 내달 초부터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상품을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투자일임업 경험이 전무한 은행들이 촉박한 일정 속에 실무를 진행하면서 갖가지 돌발 변수들에 맞닥뜨렸고 금감원에 질문 폭탄을 쏟아냈다. 당황한 금감원은 증권업계에 긴급 SOS를 외친 것.

금감원은 일임형 ISA 상품이 안정적으로 정착된다면 일임업 전반에 대한 투자자 신뢰가 구축돼 상호간 도움이 될 것이라는 논리를 내세워 일부 대형 증권사들에게 '은행의 일임형 ISA 출시 지원을 위한 합동 설명회'에 나서줄 것을 직접 요청했다. 투자자 보호방안이 제대로 마련되지 않아 일임형 ISA에 대해 부정적 이미지가 생긴다면 증권사들 역시 후폭풍이 있지 않겠냐는 걱정인지 협박인지 모를 주문이었다. 

금감원은 기본적인 정보를 공유하자는 취지여서 증권사에게 부담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은행들도 일임업 허가를 위한 기본 조건은 갖춘 상태인만큼 시장 안정을 위해 함께 노력하는 것이 전혀 문제될 게 없다는 논리다.

하지만 이는 기본적으로 두 업권이 가진 경쟁구도 자체를 부인하는 것이다. 당장 ISA 시장만 놓고 보더라도 모두의 시선은 은행의 승리냐, 증권의 승리냐의 이분법적 시각으로 바라보고 있다.

반면 금감원이 정한 발표 주제는 사실상 일임업에 대한 'A to Z' 수준이다. 이쯤되면 엄연히 증권업 고유의 영역이었던 일임업 시장에 대해 은행의 진출을 허용해주면서 그 담벼락을 허무는 첫 삽마저 증권사 손에 맡겨야 했느냐는 증권사들의 불만이 과한 것이라 할 수 있을까. 각종 규제와 시장을 두고 경쟁을 벌이고 있는 이들에게 갑자기 상생이라는 명분으로 은행의 흑기사가 되라는 주문이 어떻게 달가울 수 있을까. 가뜩이나 몇몇 은행들이 증권가 주변을 서성이며 일임업 실무 인재들을 노리는 움직임에 심기도 편치 않은 상황에서 말이다.

일임업 시장에 대해 지나치게 가볍게 접근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데 대한 불만 섞인 우려도 담겨 있다. 한 증권사 임원은 "지금까지 은행이 해온 업무가 성격 자체가 다른 영역이기에 더 많은 준비가 필요하지만 되레 더 쉽게 생각하는 것 같다"며 "고객의 성향 및 요구를 반영해 자산을 운용한다는 일임업에 대한 이해가 낮은 상태에서 접근하는 자체가 문제인 것 같다"고 지적했다.

금융당국은 어느 때보다도 ISA 안착을 위해 주력하고 있다. 하지만 단기간 시장 확대와 흥행을 위해 몰아치는 일련의 과정들은 업권간 갈등과 불필요한 감정싸움은 물론 장기적으로 시장 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는 자충수가 될 수 있다. 울면서도 겨자를 먹어야 하는 증권사들의 발걸음이 가볍지 않은 이유다.

 

 

[뉴스핌 Newspim] 박민선 기자 (pms0712@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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