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황수정 기자] "TV를 TV로 보는 세상이 아니다" (CJ E&M 이창곤 차장)
방송가의 이목은 현재 웹·모바일 예능에 쏠려 있다. 지난 2015년 나영석 PD의 '신서유기'가 웹 예능으로 대중에 새로운 분야를 인식시킨 가운데, 지상파와 종합편성채널, 케이블, 대형기획사까지 웹과 모바일의 디지털 콘텐츠에 주목하고 있다.
새롭게 시작된 모바일 예능 '마녀를 부탁해' '꽃미남 브로맨스' '음악의 신2' <사진=JTBC 홈페이지, 엠빅티비 '꽃미남 브로맨스' Mnet '음악의 신2' 페이스북> |
◆ tvN 이어 JTBC, MBC, Mnet도 모바일 예능 시작
종합편성채널 JTBC가 '마녀를 부탁해'로 모바일 예능에 도전했다. 지난 2월 16일 시작해 꾸준히 조회수가 상승하면서 호평을 받고 있다. 특히 '마녀를 부탁해'는 기존 텔레비전에서 쉽게 볼 수 없었던 여성 예능인들로만 구성된 것이 차별점. JTBC 내에서도 긍정적인 평가가 높아지면서 오는 5월 JTBC2에서 재방송 개념으로 편성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또한 JTBC2 채널에서는 모바일 영상제작사 '72초'의 콘텐츠 '72초' '오구실' '두 여자' '바나나 액츄얼리' 등을 방송 중이다.
지상파 중에서는 가장 먼저 MBC가 모바일 예능에 뛰어들었다. MBC는 지난 1월 네이버 TV캐스트에 '엠빅TV(MBig TV)'를 개설했다. '아빠 어디가'를 성공시킨 김유곤PD와 강궁PD, 중국판 '우리 결혼했어요' 유호철PD, '무한도전' '세바퀴'의 홍시영PD가 참여했다. 지난 4일 시작한 꽃미남 절친 스타들의 소소한 일상을 담은 '꽃미남 브로맨스' 이미 수백만 조회수를 기록 중. 인기에 힘입어 오는 4월 1일 TV 편성을 확정했다. 김유곤PD의 '나를 찾아봐'는 지난 9일 시작됐으며, 20년만에 립싱크 배틀로 부활한 '허리케인 블루'가 오는 26일 첫 방송된다.
Mnet에서는 4년만에 부활한 '음악의 신2'를 모바일 예능으로 편성했다. 이상민과 함께 탁재훈이 복귀해 호흡을 맞춤으로써 화제를 모은데다, 앞서 공개된 티저 영상에서 이상민이 Mnet 편성팀장의 멱살을 잡으며 TV편성을 주장했던 바 있어 과연 어떤 결과를 받을 지, TV 정규 편성이 될 지 관심을 모은다.
현재 '노홍철의 길바닥쇼'를 방송 중인 tvNgo는 오는 4월 '신서유기2'를 방송할 예정이다. 군대 간 이승기 대신 안재현이 새로운 막내로 합류하면서 이미 중국 촬영을 마친 상태. 특히 앞서 '신서유기'와 다르게 '신서유기2'는 TV 편성도 고려 중이라고 알려져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 TV와 모바일의 무너진 경계, 대세는 '디지털 콘텐츠'
말 그대로 대세는 디지털 콘텐츠. 수많은 콘텐츠를 텔레비전이 아닌 다양한 플랫폼으로 소비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무엇보다 모바일은 텔레비전과 달리 언제 어디서나 가까이에 두고 있는 콘텐츠 플랫폼으로, 소비 형태 자체가 모바일 중심으로 많이 바뀌고 있는 흐름이다. 10분 안팎의 짧은 분량으로 자투리 시간에 부담없이 시청할 수 있는데다, 제약이 많은 브라운관보다 훨씬 다양한 이야기를 담을 수 있는 것이 강점이다.
JTBC '마녀를 부탁해' 홍시영PD는 "모바일이라고 해도 퀄리티가 낮지 않다. 대중들이 TV에서 보지 못하는 콘텐츠를 원하고 있는데다 시의성에 맞춰 빨리 빨리 대응할 수 있기 때문에 강점이 있다"고 밝혔다. '신서유기2'를 담당 중인 CJ E&M 이창곤 차장은 모바일 콘텐츠와 기존 방송의 패러다임과 문법, 향유하는 층이 다르지만 이를 유지한 채 새로운 영역의 콘텐츠는 필요하다고 말한다. 그는 "전 세계적으로 모바일 플랫폼이 활성화되고 성숙해진 단계다. 온갖 종류의 콘텐츠를 모바일로 통해 무엇이든 소비할 수 있는 시대"라며 모바일 콘텐츠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메이크어스의 모바일 콘텐츠 제작소 딩고TV에서 방영 중인 '구라래쇼' '남자의 인생템' <사진=네이버TV캐스트 '구라래쇼' '남자의 인생템' 캡처> |
모바일 콘텐츠 제작사 메이크어스의 MCN 사업을 총괄하고 있는 설현진 실장은 모바일 콘텐츠의 강점으로 포맷의 자율성과 상대적으로 적은 제작비, 쉬운 접근성을 꼽았다. 그는 "누구나 콘텐츠를 만드는 창작자가 됐으며 소셜네트워크를 통해 편하게 전달하고 확산시킬 수 있다"며 "타겟층에 맞는 다양한 콘텐츠의 제작으로 연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설현진 실장은 모바일 콘텐츠 시장에 대해 발전 속도가 더욱 빨라질 것이라며 "대기업, 방송사 등이 참여하면서 광고주 등 다른 업계의 관점이 달라져 다양한 수익모델이 생겨나 시장 전체의 발전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또 "현재 10대들은 모바일을 통한 콘텐츠 소비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있고, 시간이 지날 수록 모바일을 통해 콘텐츠를 처음 접하는 세대로 옮겨갈 것"이라며 "앞으로 모바일 콘텐츠 소비가 계속 이어질 것이며 다양한 수익 사업 창출과 공존이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 싸이더스HQ, SM C&C, FNC 등 대형 기획사도 관심
모바일 콘텐츠 영역은 더이상 방송가에만 중요한 화두로 떠오른 것이 아니다. 통신사를 비롯해 대형 기획사도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 지난 2월 싸이더스HQ(=iHQ)는 웹예능 '중년의 친구에게 연기를 가르치다'(이하 '중친연가')를 공개했다. 수많은 스타들의 연기 선생인 안혁모 선생이 배우가 되고 싶은 중년의 연기자 지망생들을 가르치는 연기 수업 예능으로, 마니아층을 형성하며 큰 관심을 모은 바 있다.
SM C&C에서 제작한 웹 예능 'f(x)=1cm', 싸이더스HQ의 '중친연가' <사진=네이버TV캐스트 캡처> |
SM C&C는 슈퍼주니어 이특, 트랙스 정모, 레드벨벳 예리와 엑소 등이 출연하는 새로운 웹 예능 '지구인 생태 보고쇼'(가제)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SM C&C는 지난해 11월 모방리 전문 프로덕션 뭐랩(MUH Lab)과 함께 'f()=1cm' 웹 예능을 선보인 바 있다. f(x)가 사연을 신청한 주인공을 만나기 위해 기습 방문하는 리얼리티 프로그램으로, 중국과함께 동시 공개되며 큰 화제를 모았다.
FNC 한성호 대표 역시 모바일 예능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한성호는 지난 17일 웹드라마 '클릭 유어 하트' 제작발표회에서 "웹드라마에 이어 웹예능도 제작하고 싶다는 생각을 계속해서 하고 있다"며 "웹을 통한 새로운 예능을 시도하겠다. TV 플랫폼을 통한 드라마와 예능을 제작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힌 바 있다. 유재석, 정형돈, 송은이, 노홍철, 이국주, 문세윤, 지석진, 김원희 등 화려한 예능 라인업을 구축하고 있는 FNC에서 어떤 웹 예능을 선보일 지 기대감을 자아낸다.
[뉴스핌 Newspim] 황수정 기자(hsj1211@newspim.com) 페이스북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