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주회장·은행장, 임종룡 금융위원장, 취임 1주년 성과 평가
[뉴스핌=노희준 기자] 금융권 최고경영자(CEO)들은 16일 임종룡 금융위원장의 지난 1년 금융개혁에 대해 현장을 중심으로 한 정책 집행과 그림자 규제 완화 등에 높은 점수를 줬다.
아쉬운 점으로는 좀더 내실있는 준비를 위한 금융개혁의 완급 조절 필요, 가격변수를 중심으로 한 시장의 자율성 확대, 금융의 미래에 대한 큰 그림 부족 등을 들었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1일 오후 서울 중구 금융위원회에서 금융개혁 100일 주요성과와 향후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이형석 사진기자> |
A 금융지주 회장은 "농협금융지주 회장을 역임하셔서 상당히 다른 분들보다 현장감각을 많이 갖고 있다"며 "현장의 이야기를 많이 들으면서 현실감 있는 정책을 내놓고 있다"고 말했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금융위원회 수장을 맡기 직전까지 약 1년8개월(2013년6월부터 2015년2월)간 NH농협금융지주 회장을 맡았다.
B 금융지주 회장도 "임종룡 위원장은 경제관료 출신이지만, 농협금융 회장을 지낸 경험을 토대로 현장 중심의 금융개혁을 속도감 있게 추진했다"며 "금융산업의 경쟁력을 한 차원 높이는 데 기여했다"고 설명했다.
C 은행장은 "특정 이슈가 업권간의 서로 이해관계가 다를 수 있는데 국민의 입장이라는 명확한 기준을 갖고 조정을 하는 것 같다"며 "의견을 듣는다고 무조건 수용하지 않고 정부의 입장을 명확하게 제시해 불필요한 기대를 안 갖게 해 일하기가 외려 편하다"고 강조했다.
가령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도입을 두고 은행권과 증권가는 일임형 ISA의 은행권 허용을 두고 이해관계가 엇갈렸다. 일임형은 금융기관이 투자대상과 비율을 정하는 것으로 ISA에 대해 이번에 처음으로 은행권에 허용됐다.
D 금융지주 회장은 "제일 잘 한 점은 규제완화를 위해 노력을 많이 했다는 것"이라며 "현장에서 떨어지지 않고 현장의 소리를 흡수하고 최대한 반영하려고 하신 게 좋았다"고 했다.
하지만 아쉬움에 대한 목소리도 적지 않았다.
우선 D금융지주 회장은 "시장의 자율성이 더 확대됐으면 한다"며 "수수료나 이자율을 포함한 금융시장의 가격체계를 시장에 좀더 맡기는 쪽으로 갔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고 역설했다.
E은행장도 "각종 규제철폐로 환경을 조성해 놓은 만큼 향후 금융사간 자발적인 경쟁을 통한 금융개혁으로 이어지게 한다면, 중장기적 금융산업 발전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개혁의 완급조절 및 정돈된 개혁 추진이 필요하다는 우회적인 목소리도 나왔다.
A 금융지주 회장은 "일련의 개혁이 정착하기 위해서는 상당히 준비가 필요하다"며 "그런데 최근의 ISA나 비과세해외펀드, 계좌이동제 등이 동시 다발적으로 나오다 보니 현장에서는 충분한 준비를 하지 못한 채 서비스에 나서 소비자 신뢰를 외려 저버릴 수 있다"고 우려했다.
B 금융지주 회장도 "단기간에 다양한 정책 변화를 시도하면서 시장의 혼란이 다소 있었다"며 "현장과의 지속적 소통과 일관된 개혁 추진을 통한다면 해결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F 은행장은 "적극적인 규제개혁을 통한 금융산업의 미래에 대한 거시적인 청사진 제시가 필요하다"며 "경제활성화나 시장질서 등의 중요정책을 제외하고는 금융사의 자율성을 보장해 새로운 사업영역에서 창조적인 서비스나 상품이 나올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뉴스핌 Newspim] 노희준 기자 (gurazip@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