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팔라 국내 생산 두고 노사 갈등…신형 말리부, 구원투수될지 주목
[뉴스핌=송주오 기자] 2분기 국내 출시를 앞둔 쉐보레 신형 말리부가 한국지엠 노사가 빚어온 갈등 해소의 단초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주목되고 있다. 한국지엠 노사는 그동안 임팔라 국내 생산을 두고 갈등을 빚어왔기 때문이다.
한국지엠은 올해 쉐보레 최대 볼륨 차종인 신형 말리부를 출시해 공장 가동률을 높이고, 경색된 노사 관계 개선도 기대하고 있으나, 이에 대해 한국지엠 노조는 사측이 임팔라 국내 생산 조건을 연간 1만대에서 3만대로 말을 바꾼 것에 대해 노사 신뢰도를 깨뜨렸다는 시각을 보내고 있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지엠은 신형 말리부는 올 2분기에 출시할 예정이다. 말리부는 쉐보레의 대표 중형 모델로 지난해 1만6382대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4.5% 줄어든 규모로, 유로6 시행에 따른 디젤 모델 판매 중단과 신차 출시 소식에 따른 대기 수요의 영향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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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지엠은 오는 2분기 신형 말리부를 출시할 예정이다.<사진=한국지엠> |
신형 말리부는 지난해 4월 뉴욕 모터쇼를 통해 처음 공개된 신형 말리부는 날렵한 디자인과 커진 차체로 많은 관심을 받았다.
신형 말리부는 기존 말리부 대비 910mm 길어진 휠베이스로 내부 공간의 활용도가 높아졌다. 또 고장력강판 사용 비율 확대로 무게는 136㎏ 가벼워졌다.
파워트레인은 북미 기준 1.5ℓ 터보와 2.0ℓ 터보, 1.8ℓ 하이브리드로 구성됐다. 1.5ℓ 터보 모델은 최고출력 150마력, 최대토크 25.5kg·m의 성능을 낸다. 이는 기존 2.0 모델과 비교해 각각 19마력, 6.7kg·m 향상된 수치다.
한국지엠은 높아진 상품성을 바탕으로 판매 실적 개선을 자신하고 있다. 한국지엠 관계자는 "신형 말리부는 올해 쉐보레의 내수 시장점유율 두 자릿수 달성에 있어 중요한 모델"이라며 "상품성이 높아 시장에서 높은 호응을 이끌어 낼 것"이라고 말했다.
신형 말리부가 속한 국내 중형차 시장에는 판매 훈풍이 불고 있다. 경쟁 모델인 르노삼성차 SM6는 사전계약 한 달 만에 1만1000여대를 달성했다. 특히 30~40대의 비중이 62%를 차지, 타깃층 공략에 성공했다. 한 체급 위인 기아차 K7도 사전계약으로만 7500여대를 기록,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중형차 시장에 불고 있는 훈풍을 신형 말리부가 이어받을 경우 노사 관계 완화에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주목되고 있다.
한국지엠 노사는 임팔라의 국내 생산을 두고 갈등을 빚어왔다. 지난해 알페온을 임팔라로 대체하면서 인천 부평 2공장의 가동률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가동률 하락에 따라 고용 불안을 겪고 있는 한국지엠 노조가 임팔라의 국내 생산을 요구하고 있다.
사측은 이에 대해 최근 연 3만대 판매 조건을 내걸고 있다. 지난해 임팔라 출시 당시 1만대에서 3만대로 생산 조건을 강화한 것이다. 국내 생산을 위한 수지타산이 맞아야 한다는 게 회사 측 주장이다.
노조는 이 같은 사측 주장에 대해 부평공장을 오가는 임팔라를 출입 정지시키는 등 반발하고 있다. 부평공장을 출입하는 임팔라는 대부분 한국지엠 임원들 차다.
관련 업계는 신형 말리부가 한국지엠 노사 관계에 영향을 줄 수 있을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신형 말리부가 SM6와 올뉴 K7 등 최근 출시된 신차 수준의 판매량을 기록한다면, 노조의 핵심 요구 사항인 공장 가동률을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란 기대에서다.
제임스 김 한국지엠 사장은 최근 캐딜락 ATS-V 출시회에 참석했으나 이와 관련된 발언은 하지 않았다. 내달 중순 캡티바 부분 변경 모델 발표 시 이에 대한 구체적인 입장 표명이 있을지 업계가 촉각을 세우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신형 말리부 출시를 앞두고 저유가 기조가 지속되면서 중대형차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 있다"면서 "공격적 마케팅까지 더해진다면 판매 실적 개선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예상치를 뛰어넘는 판매 실적을 기록한다면 노조와의 관계 개선에도 도움이 되지 않겠느냐"고 조심스럽게 덧붙였다.
[뉴스핌 Newspim] 송주오 기자 (juoh85@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