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사업 매출 성장 이끌어…외국 제약사 국내 '대리점' 오명 벗어
[뉴스핌=한태희 기자] 지난해 매출이 1조원이 넘은 유한양행과 녹십자, 한미약품은 국내 제약 기술이 해외에서 통한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다. 유한양행은 원료의약품, 녹십자는 백신 및 혈액제제, 한미약품은 신약 기술에서 성과를 내고 있다.
22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매출 1조원이 넘은 제약사는 유한양행과 녹십자, 한미약품이다.
유한양행은 지난해 개별 기준 매출액이 1조1209억원이라고 밝혔다. 전년 대비 11.2% 증가한 실적이다. 연결 기준으로 보면 매출액은 1조1287억원(11%↑), 영업이익은 858억원(15%↑), 당기순이익은 1260억원(39%↑)이다.
유한양행의 성장세는 해외사업이 이끌었다. 특히 원료의약품 수출은 지난해 1873억원으로 전년 대비 26.9% 증가했다. 현재 원료의약품은 전체 매출의 17.3%를 차지한다. 유한양행 관계자는 "원료 의약품의 수출 증가 등으로 매출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녹십자는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을 냈다. 매출액은 연결 기준 1조478억원. 의약품 부문 해외 매출이 전년 대비 27% 성장했다. 특히 독감백신과 수두백신 등 백신 부문 수출은 국제기구 입찰 수주 물량 확대로 51.5%나 증가했다.
녹십자는 지난 연말부터 잇따라 새 백신 제품의 허가를 받으며 수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4가 독감백신(지씨플루쿼드리밸런트프리필드시린지주)이 지난해 11월 식약처 허가를 받았다. 국내 개발로는 최초 제품인 조류 인플루엔자 백신도 최근 식약처 승인을 받았다.
한미약품 또한 지난해 최대 실적을 냈다. 연결 기준 매출액은 1조3175억원으로 국내 제약사 중 가장 많은 돈을 벌었다. 최고 실적을 낸 배경엔 연구개발(R&D)과 신약 기술 이 있다. 한미약품은 지난해 사노피 및 얀센 등과 최고 8조원대 신약 기술 수출 계약을 맺었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지난해 7개 신약의 대규모 라이선스 계약 등에 힘입어 한미약품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며 '오픈이노베이션 전략 기반의 지속적인 R&D 투자와 국내외 시장에 대한 균형있는 공략으로 지속발전 가능한 성장모델을 구축하는데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제약업계는 상위 3개 제약사의 성과를 고무적으로 보고 있다. 한 제약사 관계자는 "국내 제약산업이란 게 외국 제약사가 만든 약품을 국내로 갖고와서 파는 '대리점'에 불과했다. 제약 기술이란 것도 검증된 제네릭(복제약)을 만드는 것에 그쳤다"며 "R&D 투자에 이은 해외 수출이란 성공 사례를 보여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뉴스핌 Newspim] 한태희 기자 (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