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방식 다양화 속 장기투자 한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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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백현지 기자] 증권사들이 최근 자기자본 투자를 비상장주식으로 늘리면서 짭짤한 수익을 올리고 있다. 투자는 증권사내 자기자본투자(PI)부서가 주로 맡는다.
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증권사 PI부서들이 비상장주를 활발하게 담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부터다. 투자방식도 과거 활발했던 CB, BW, PEF 등을 통한 투자에서 2대 주주나 종업원 등의 구주 매입까지 다양화되고 있다.
가시적 성과도 나타나기 시작했다. 올해 상장을 앞두고 있는 에이프로젠에 지난해 투자한 신한금융투자는 장외가 기준 400% 이상의 수익을 거두고 있다.
신한금융투자는 지난해 12월 상장한 휴젤을 통해서도 짭짤한 수익을 시현 중이다. 비상장 당시 투자한 휴젤은 공모가가 15만원에 책정됐는데 12일 현재 21만8100원. 현재 이 주식을 보유중인 신한은 공모가로만 계산해도 50% 가량의 수익률을 기록한 셈이다.
NH투자증권은 자기자본투자를 PI와 AI(대체투자)팀으로 나눠 관리하며 비상장주 투자는 AI팀에서 관리한다. 주로 구주매입 형태의 투자가 주를 이룬다.
NH는 지난해 12월 코스닥에 입성한 휴메딕스에 베팅해 '대박'을 터뜨리기도 했다. 투자기간은 6개월에 불과했지만 수익률은 384.6%에 달했다.
상장을 앞둔 비상장주식은 이미 상장 기대감을 반영해 공모가 수준까지 장외가격이 올라가 있는 게 일반적이지만 증권사 PI들은 주로 2대 주주나 회사 종업원 등 물량이 싸게 나올 때 물량을 사들이는 방식을 취한다.
현대증권, IBK투자증권 등도 지난해 투자한 기업들 중 올해 상장을 준비 중인 곳이 있어 기대감이 높은 상황이다.
한편, PEF를 통한 투자방식은 여전히 인기다. PEF는 투자조합이나 펀드를 조성하면 거기에 증권사가 출자를 하는 형태로 리스크를 분산할 수 있어서다.
PEF 투자는 우선손실충당금을 쌓아 손실이 발생했을 때 무한책임회사(GP) 출자금부터 먼저 반영한다는 게 장점이다. 예컨대 벤처캐피탈 등 투자회사들이 10억원을 출자해 4개 이상 기관이 100억원 규모 PEF를 결성할 경우 손실분을 운용자인 GP가 먼저 차감한다. 한국투자증권, KDB대우증권, 메리츠종금증권 등이 이 같은 형태의 투자를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KDB대우증권은 PEF로 평균 100억원 가량을 투자하고 있다. 지난 2012년에 투자한 SKD&D가 지난해 상장에 성공했다. 일부 보유 주식을 매도했으며 현재까지 누적 수익률은 투자수익률(ROI)기준으로 160% 수준으로 파악된다.
증권사 PI팀 한 관계자는 "비상장주 투자를 검토만 하던 보수적인 증권사들까지 지난해부터 PI를 통한 투자를 늘리는 추세"라며 "구주 직접 매입방식이 수익률은 높지만 성과보수와 운용보수를 모두 떼는 PEF에 비해 리스크도 높은만큼 상황에 따른 판단을 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비상장주 투자는 투자부터 회수까지 1년~2년 이상 걸리는 경우도 많은데 증권사 특성상 임원들의 장기근속이 어려워 일관된 투자에 한계가 있다"며 "이에 운용규모의 5% 이상 가져가기가 어렵다"고 지적했다.
[뉴스핌 Newspim] 백현지 기자 (kyunj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