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뉴욕증시가 모처럼 활짝 웃었다. 국제 유가가 10% 이상 랠리한 데다 최근 시스템 위기에 대한 우려를 촉발시켰던 은행주가 강하게 반등하면서 매수 심리를 자극했다.
하지만 산유국의 감산에 대해 투자자들이 회의적인 시각을 보여 유가와 주가 상승이 추세적으로 이어질 것인지 여부는 불투명하다.
12일(현지시각) 다우존스 지수가 313.66포인트(2.00%) 급등한 1만5973.84에 거래됐고, S&P500 지수는 35.70포인트(1.95%) 오른 1864.78에 마감했다. 나스닥 지수는 70.67포인트(1.66%) 상승한 4337.51에 거래를 마쳤다.
황소상 <출처=블룸버그통신> |
국제 유가의 랠리가 이날 주가를 끌어올렸다는 것이 시장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감산에 대한 기대가 번지면서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는 12% 이상 폭등하며 배럴당 29.44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유가 급등은 에너지 섹터의 부실 여신에 대한 우려에 가파르게 떨어졌던 은행주 반등을 이끌어냈고, 이는 지수 상승의 선순환으로 이어졌다.
씨티그룹이 장 후반 7% 이상 뛰었고, 골드만 삭스 역시 4% 이상 오르는 등 은행주가 일제히 강한 상승 탄력을 과시했다. JP모간 역시 제이미 다이먼 최고경영자의 50만주에 달하는 자사주 매입 계획이 전해진 가운데 8% 이상 뛰었다.
애드리언 데이 애셋 매내지먼트의 애드리언 데이 회장은 “마침내 투자자들이 가치 투자 기회를 발견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하지만 대다수의 투자자들은 이날 랠리를 반기는 한편 신중한 접근을 권고했다. 새런 캐피탈의 애덤 새런 최고경영자는 “단기 반등이 나타난 셈”이라며 “하지만 중장기적인 추세 상승을 겨냥하고 매수에 나설 상황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JJ 캐넌 TD 아메리트레이드 전략가는 “S&P500 지수가 1850 선에서 안착하는지 여부를 먼저 지켜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워렌 파이낸셜 서비스의 랜디 워렌 대표 역시 “주가가 추세적인 상승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이보다 확고한 호재와 모멘텀이 필요하다”며 “다만 국제 유가는 조만간 바닥을 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국제 유가의 급등에 대해서도 투자자들은 흡사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산유국의 감산을 아직 장담하기 어렵고, 수요가 부진한 상황에 과잉 공급이 얼마나 해소될 것인지 여부도 크게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얘기다.
피터 도노반 리퀴디티 에너지 브로커는 “감산 합의와 관련된 소식이 전해질 때마다 실망스러운 결과가 뒤를 잇는다”며 “유가가 약 13년래 최저치로 떨어진 데 따라 반등이 나왔지만 추세적인 회복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경제 지표는 엇갈렸다. 저유가가 지속된 가운데 1월 미국 수입 물가가 1.1% 하락했다. 이는 시장 전문가들의 예상치인 1.4%를 밑도는 낙폭이지만 물가는 7개월 연속 떨어졌다.
반면 1월 소매판매는 0.2% 증가하며 시장 전문가들의 예상치인 0.1%보다 크게 늘어났다.
이 밖에 국제 유가 급등에 관련 종목이 상승 흐름을 탔다. 엑손 모빌이 2% 가까이 올랐고 셰브런 역시 3% 가량 뛰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