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투자자 비중 사상 최고치
[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미국 기업이 발행한 채권의 해외 투자자 지분율이 사상 최고치에 근접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을 제외한 주요국 중앙은행이 부양책과 양적완화(QE)를 지속, 지구촌 곳곳에서 마이너스 금리가 확산된 데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달러화 <출처=블룸버그통신> |
2일(현지시각)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에 따르면 9조5000억달러 규모의 미국 회사채 시장에서 해외 자산운용사 및 투자자들의 비중이 31%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2009년 이후 7%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유럽중앙은행(ECB)과 덴마크 스웨덴 등에 이어 일본은행(BOJ)이 마이너스 금리 카드를 꺼내 든 데다 이 같은 행보가 더욱 두드러질 것으로 보이자 고수익률에 목마른 투자자들은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은 미국으로 몰려들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국채시장에서 마이너스 수익률에 거래되는 국채 규모가 7조1000억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달리 미국의 투자등급 및 정크등급 회사채 수익률은 4년래 최고치에 근접, 투자자들에게 강한 매력을 제공하고 있다.
가렛 아이작 슈로더 머니매니저는 “해외 투자자들의 매수가 끊이지 않고 있어 미국 회사채 가격에 커다란 버팀목이 되고 있다”며 “수익률과 기업 펀더멘털 측면에서 미국 회사채 시장의 상대적인 매력이 크다”고 전했다.
미국으로 밀려드는 해외 투자자는 유럽뿐 아니라 일본과 중국 등 세계 전역에 분포하고 있다고 시장 전문가들은 말했다.
또 외국인 투자자의 매수 열기는 회사채에 제한된 현상이 아니다. 미국 재무부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해외 투자자들이 사들인 미국 증권은 314억달러에 달했다. 이에 따라 6분기 연속 자금 유입을 기록했다.
수익률을 창출할 수 있는 기회가 지극히 제한된 가운데 글로벌 기관 투자자와 중앙은행은 상대적으로 투자 리스크가 낮으면서 0% 이상의 수익률을 제공하는 자산을 찾는 데 혈안이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에 따르면 미국 투자등급 기업 회사채의 국채 대비 수익률 스프레드는 1.96% 로 나타났다.
앞으로 연준의 금리인상 속도가 지극히 느릴 것이라는 관측이 힘을 얻으면서 10년물 국채 수익률이 이날 1.869%까지 밀리는 등 약세 흐름이 두드러지지만 스프레드를 감안할 때 회사채 투자 매력이 여전하다는 평가다.
뿐만 아니라 글로벌 국채 대비 미국 회사채 수익률 스프레드는 3.2%포인트에 달하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미국 금융자산이 저가 매력을 지니고 있다는 평가도 나왔다.
크리스 보위 투엔티포 애셋 매니지먼트 머니매니저는 “미국 금융시장이 상당폭 저평가됐다”며 “투자등급부터 투기등급까지 강력한 투자 기회가 잠재돼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리스크가 없지 않다. 중국을 필두로 해외 경제 둔화 및 상품 가격 하락으로 인해 미국 경제가 후퇴할 경우 회사채 투자의 기대 수익률이 떨어지는 한편 손실 위험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데이비드 노아코스키 베어링스 애셋 매니지먼트 채권 리서치 이사는 “해외 투자자들의 매입 열기가 식을 경우 미국 기업들의 자금 조달 비용이 상승하면서 유동성 압박이 발생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