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형사 대기 매물도 늘어 매각 실패 우려 커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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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이영기 기자] 산업은행이 올해 KDB생명의 매각을 앞두고 고민에 빠졌다. KDB생명의 실적이 부진한데다 생보업계 전반적으로 좋지 않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중소 생보사들의 잠재 매물이 대거 등장하는데 반해 매수하려는 투자자는 종적을 감췄다. 지난해 매각에 실패한 KDB캐피탈의 악몽이 되살아날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온다.
20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상장된 생명보험사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이 0.6~0.8배 수준에 머물러 있다.
주가를 기준으로 인수합병(M&A) 가격을 정한다면 순자산가치 밑으로 떨어질 수도 있다는 얘기다. 팔려는 입장에서는 결정하기가 쉽지 않다.
특히 오는 2020년부터 도입될 예정인 2단계 국제회계기준도 생보사들의 영업부담을 늘리는 요인이다. 국제회계기준 2단계가 도입되면 보험부채평가를 원가기준에서 시가기준으로 바꿔야하기 때문이다. 이러면 보험부채가 급증하고 수익성 하락은 피할 수 없게된다.
대형 증권사의 한 보험담당 애널리스트는 "저금리로 인한 역마진 위험, 건전성 확충 부담, 장기불황에 따른 국민들의 보험가입 연기 등으로 생보업계 부진이 지속되고 있고 국제회계기준 부담으로 향후 전망도 밝다고 할 수 없다"며 "영업력과 신상품개발면에서 보면 중소 생보업체들이 이 국면을 타계하기가 더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게 돌아가자 산은이 고민에 빠졌다. 향후 수익성 악화 부담도 있지만 KDB생명은 지난해 이익규모가 줄었기 때문이다. 지난해 3분기까지 이익규모가 586억원으로 전년동기 663억원에 비해 77억원 감소했다.
또 지난해 3분기 기준 자산(15조1203억원)에서 부채(14조3524억원)를 제외한 순자산 규모는 7679억원이다. 이를 바탕으로 상장사 평균 PBR에 20~30%의 프리미엄을 더해 매각가격을 추산하면 8000억원 언저리에 그친다.
이는 대주주의 투자원금으로 알려진 8500억원을 밑도는 금액이다. 지분 85%를 보유한 KDB-칸서스밸류 PEF로서는 매각을 결정을 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생보사 인수를 원하는 투자자를 찾기 어려워진 것도 문제다. 그동안 한국시장 진출을 모색해온 중국 안방보험이 동양생명을 인수하자 '큰 손'이 사실상 사라졌다. 반면 알리안츠생명, ING생명, PCA생명 등 중소형 생보사 매각설이 이어지고 있다.
IB업계의 한 관계자는 "장기적인 저평가 국면에서 업황이 개선될 기미가 보이지 않은 가운데 중소형 경쟁매물도 대기하고 있어 올해 KDB생명 매각이 그렇게 순조롭지는 않아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와관련 산은 관계자는 "올해 KDB캐피탈과 함께 KDB생명도 매각을 추진할 계획"이라며 "KDB생명은 산은을 포함한 사모펀드가 대주주이기 때문에 펀드투자자 간 협의도 필요한 만큼 구체적 매각 일정은 아직 정해지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이영기 기자 (007@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