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국내 아티스트들 中 활동 후폭풍…"현지화전략 가속화될 것"
[뉴스핌=이보람 기자] JYP엔터테인먼트(이하 JYP) 주가가 정치색 논란에 연초부터 하락세다. JYP 소속 아이돌그룹 트와이스의 멤버 '저우쯔위(周子瑜)'가 한 방송에서 대만 국기를 흔들었다는 이유에서다. 이번 사태는 JYP 주가 하락뿐 아니라 양국과 국내 엔터테인먼트 사업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칠 것으로 전망되면서 업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9인조 걸그룹 트와이스는 지난해 10월 중순 미니앨범 'The Story Begins'를 들고 국내 음악시장에 정식 데뷔했다. 데뷔와 동시에 타이틀곡 'OOH-AHH하게'는 음원 프로그램 1위 후보에 오르는 등 걸그룹 춘추전국시대에 두각을 나타냈다.
'원더걸스'를 데뷔시켜 걸그룹 열풍을 몰고 왔지만 이후 이렇다할 히트 걸그룹이 없던 JYP로서는 반가운 소식. 주가도 신규 아티스트 모멘텀에 상승세를 탔다. 9월말 4000원대 초반이던 JYYP는 트와이스가 한 음악 방송프로그램 1위 후보로 오른 10월 27일 4825원까지 올랐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였다. 지난해 11월께 한 방송프로그램에 출연, 쯔위가 대만 국기를 흔들면서 JYP는 정치색 논란에 휩싸였고 주가도 다시 4000원대 초반으로 내려섰다. 18일 주가도 하락세를 출발했다.
중국은 대만에 대해 '일국양제(一國兩制)', 즉 하나의 중국이라는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대만 총통 선거라는 정치적 이슈와 맞물리면서 쯔위 논란이 확대되는 양상을 보였다. 쯔위 영상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우리나라뿐 아니라 대만과 중국으로 퍼져나갔다. 특히 중국인들은 이를 두고 쯔위 활동을 반대할 정도로 분노를 표하기도 했다.
실제로 쯔위 활동에 제동이 걸리기도 했다. LG유플러스는 화웨이 Y6 광고 모델로 쯔위를 단독 발탁했으나 이를 중단키로 결정했고 JYP 역시 쯔위의 모든 중국 활동을 중단하겠다고 나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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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와이스 쯔위의 소속사 JYP엔터테인먼트 차이나가 쯔위 논란에 대한 공식 입장을 밝혔다. <사진=쯔위 사과 동영상 캡처> |
쯔위는 결국 지난 15일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중국인으로서 해외에서 활동하면서 한 발언과 실수로 회사와 양안 네티즌에게 상처를 드려 죄송하다"고 직접 사과했다. JYP의 박진영 역시 같은날 홈페이지에 이와 비슷한 내용을 담은 사과문을 발표했다.
하지만 이같은 사과에도 후폭풍은 쉽게 잠재워지지 않을 전망이다. 쯔위의 사과가 대만 국민들의 마음을 상하게 했을뿐 아니라 차이잉원(蔡英文) 총통 당선자가 기자회견에서 쯔위 논란에 대해 정체성 문제로 사과할 필요가 없다고 밝히는 등 여전히 중국과의 관계에 있어 논란의 여지가 남아있기 때문이다.
또 이번 논란은 중국과 대만, 그리고 두 국가를 최대 소비자로 둔 국내 엔터테인먼트 산업 관계에까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익명을 요구한 한 애널리스트는 "현재 트와이스의 성장세가 기대되는 상황에서 이런 일이 생겨 중국 기대실적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그보다 더 큰 문제는 2PM 일정이 최소되는 등 중국에서 수익을 낼 수 있는 다른 아티스트의 활동에도 후폭풍이 따르고 있다"고 분석했다.
나아가 국내 다른 아티스트들의 활동도 제재가 가해질 수 있어 현지화 전략이 가속화될 수 있다는 설명도 이어졌다.
그는 이어 "장기적으로 보면 향후 국내 엔터테인먼트 기획사의 전략도 변화될 수 있다"며 "중국이 가장 큰 소비자이기 때문에 향후 아이돌 그룹 데뷔에도 대만 출신 멤버를 뽑지 않거나 해당 지역에서 뽑아 활동시키는 현지화 전략이 더욱 가속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뉴스핌 Newspim] 이보람 기자 (brlee1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