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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가 "카카오, 로엔 '캐시카우' 확보..자금조달은 부담"

기사입력 : 2016년01월12일 09:01

최종수정 : 2016년01월12일 09:04

[뉴스핌=이보람 기자] 카카오가 로엔을 인수함에 따라 캐시카우(Cash Cow, 현금창출원)를 확보했다는 전문가들의 평가가 나왔다. 단 카카오의 입장에서 대규모 인수자금 마련은 다소 부담스럽다는 점과 두 회사 간 시너지에 대해서는 단기적 관점에서 지켜봐야한다는 데 의견이 모아졌다.

지난 11일 카카오는 로엔의 기존 최대주주인 홍콩계 사모펀드 SIH 스타인베스트홀딩스리미티드(이하 스타인베스트)가 보유한 로엔 지분 61.4%(1552만8590)주를 약 1조5000억원에 양수키로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사진=뉴시스>

카카오는 이를 위해 7543억9046만원 규모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했다고도 밝혔다. 제3자배정 대상자는 스타인베스트와 SK플래닛이다.

이와 관련, 증권가에서 주목한 포인트는 외부 자금조달과 두 회사간 시너지 창출 가능성이다. 캐시카우를 확보했다는 긍정적인 평가도 나왔지만 그 이상의 시너지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지켜봐야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특히 대규모 인수자금 마련을 위한 차입 혹은 투자 유치가 부담 요인이 될 수 있다는 것.

신건식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로엔 인수를 기반으로 콘텐츠 영역에서도 카카오의 경쟁력 상승이 기대된다"며 "상대적으로 취약했던 모바일 콘텐츠 영역의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동륜 KB투자증권 연구원은 "카카오는 잇따른 신규서비스 출시에 따른 비용 부담으로 수익성이 낮아져 있는 상황"이라며 "이익창출력 측면에서 안정적 캐시카우 사업을 보유한 로엔 인수는 긍정적 요인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특히 로엔의 경우 올해 음원가격 인상이 예정돼 있어 이에 따른 안정적 이익 성장이 예상된다는 게 이 연구원의 설명이다.

또 기존 SK텔레콤과의 시너지도 이어질 전망이다. SK플래닛이 카카오 유증에 참여하기 때문이다. 특히 SK플래닛의 경우 지난 2013년 스타인베스트에 로엔 지분을 매각하면서 잔여지분에 대한 동반매도청구권을 보유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 연구원은 "만약 SK플래닛이 동반매도청구권을 행사할 경우 로엔 지분 1.5%를 간접 보유하게 되면서 SK텔레콤과 멜론 간의 현재 협력관계가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며 "이는 향후 SKT와 카카오의 협력 역시 기대할 수 있다는 점"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대규모 빅딜에 대한 부담이 존재하는 데다 카카오 플랫폼과 이미 국내 최대 디지털음원서비스 제공업체인 '멜론'을 운영하는 로엔의 시너지가 구체화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게 증권가의 중론이다.

카카오의 인수자금 일부 조달을 위한 유상증자로 주가가 희석될 수 있고 투자 유치 혹은 차입을 통한 재무건전성 악화 우려 역시 존재한다. 이런 상황에서 구체적 사업 협력 방안이 없다는 점이 다소 아쉬운 상황인 것.

성종화 현대증권 연구원은 "동사 보유 순현금 규모는 5500억원 수준으로 이를 고려했을 때 부담스러운 수준의 초대형 빅딜(Big Deal)"이라며 "이 정도 빅딜을 정당화하려면 국내 시장에서의 대규모 시장 창출 및 해외시장 개척이 확실해야 하지만 아직 이에 대한 확신을 가지기는 어려운 시점"이라고 설명했다.

김동희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 역시 "중장기적으로 콘텐츠 경쟁력 강화는 긍정적"이라면서도 "단기적으로는 과도한 투자가 진행돼 시너지 창출까지는 시간이 소요된다는 측면에서 중립적 이벤트"라고 분석했다.

단, 이번 인수가 카카오 또는 로엔 주가 하락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이창영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유상증자로 카카오의 주식 수는 늘지만 이익 역시 늘어나게 돼 이론적 주가하락 가능성은 낮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이번 유증을 통한 지분 희석률은 11.5%지만 로엔의 예상 실적을 감안했을 때 카카오의 순이익 증가 효과가 14% 수준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한편 카카오는 내달 29일 제3자배정 유상증자 납입과 함께 로엔 지분을 양수할 예정이다. 이번 유증을 통해 발행되는 신주는 상장 예정일로부터 1년간 보호예수 된다.

 

 

[뉴스핌 Newspim] 이보람 기자 (brlee19@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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