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플래닛, "카카오 유증 참여 여부 미정"..SKT-멜론 제휴 두고도 온도차 뚜렷
[뉴스핌=심지혜] 그동안 모바일 사업을 두고 충돌하며 악연을 맺어온 SK플래닛과 카카오가 맞손을 잡게 될 지 업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카카오가 SK플래닛이 일부 지분을 보유한 로엔엔터테인먼트를 인수하기로 한 것이다. 하지만 양 측 모두 '알 수 없다'며 선을 그었다.
11일 카카오는 스타인베스트홀딩스와 SK플래닛으로부터 로엔엔터테인먼트 지분 76.4%를 1조8700억원에 인수한다고 공시했다.
스타인베스트홀딩스와 SK플래닛은 매각 대금 중 1조1200억원은 현금으로, 나머지 7500억원은 카카오 주식으로 받는다. 받게 될 카카오 지분은 각각 8.3%과 2%다.
카카오는 SK플래닛이 일부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로엔엔터테인먼트를 인수한다고 밝혔다. |
이에 일각에서는 '적에서 동지가 된 것 아니냐'는 전망을 내놓고 있지만 정작 당사자들은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SK플래닛이 2013년 스타인베스트먼트에 로엔을 매각하며 체결한 동반매도청구권을 행사할 때에만 SK플래닛의 카카오 지분 참여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SK플래닛 관계자는 "이번 매각과 관련해 스타인베스트먼트로부터 제대로 된 정보를 받지 못했다"고 말하며 "최종적으로 동반매도청구권을 행사할 지 아직 모른다"고 말했다.
카카오 측 역시 공식적인 자료를 통해 SK플래닛이 동반매도청구권을 행사, 로엔 지분 매각과 카카오 유상증자에 참여해야 지분 2%를 확보하게 되며, 행사 기간 내에 SK플래닛이 불참 결정을 통보하면 재공시 하겠다고 밝혔다.
SK플래닛과 카카오가 지속적으로 경쟁과 대립 관계에 있어온 만큼, 지분 참여를 통한 협력이 쉽지 만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양사는 수년간 모바일 사업을 두고 마찰을 빚어 왔다.
앞서 SK플래닛은 카카오톡에서 모바일 상품권 사업을 진행해 왔는데 2014년 카카오가 이 사업에 직접 나서면서 빠지게 됐다. 이에 SK플래닛은 ‘카카오가 독점적 지위를 이용해 일방적으로 계약을 종료했다’며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소했다.
지난해에는 SK플래닛이 카카오를 상대로 민사 소송까지 걸었다. SK플래닛은 카카오의 내비게이션 서비스 앱 ‘김기사’가 자사의 내비 앱 ‘T맵’의 전자지도 데이터베이스를 무단으로 사용했다며 지난해 11월 서울중앙지방법원에 록앤올을 상대로 민사 소송을 제기했다. 이는 현재 진행 중으로 판결을 기다리고 있다.
SK텔레콤과 멜론의 제휴 관계와 관련해서도 양측은 온도차를 보였다. SK텔레콤은 자사 이동통신 고객에게 '멜론'을 기본으로 제공하고 있다.
카카오는 “우리가 로엔을 인수해도 SK텔레콤과 멜론의 계약 관계는 유지된다"고 말했다. 반면, SK플래닛 측은 "어찌될 지 알 수 없다"며 부정적 입장을 내비쳤다.
다만, 카카오는 이번 로엔을 인수하며, 음원 서비스 '멜론'이 SK텔레콤 고객들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요금할인은 지속하기로 했다. 기존 이용자들에게는 불편을 주지 않겠다는 것이다.
한편, 이번 인수는 SK플래닛이 로엔을 재매입 하지 않기로 하면서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SK플래닛에 따르면 스타인베스트먼트는 우선매수청구권에 따라 이전 소유자인 SK플래닛에게 먼저 로엔 인수 의사를 물었으나, SK플래닛이 이를 거부하면서 카카오가 인수를 결정했다.
[뉴스핌 Newspim] 심지혜 기자 (sj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