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주식 17주간 최대 규모 자금 유출
[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새해 첫 주 월가 투자자들 사이에 리스크 회피가 두드러졌다. 주식을 적극 팔아치우고 안전자산으로 발을 옮긴 것. 다만 연초 주가 폭락에도 유럽과 일본 주식펀드로는 자금이 유입돼 관심을 끌고 있다.
중국발 충격이 투자자들의 안전자산 선호 심리를 부추겼다는 것이 시장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여기에 올해 주가 방향 및 기업 이익에 대한 투자은행(IB) 업계의 비관적인 시각 역시 주식 ‘사자’에 제동을 걸고 있다는 분석이다.
뉴욕증권거래소 <출처=블룸버그통신> |
8일(현지시각)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메릴린치에 따르면 지난 6일 기준 한 주 사이 주식시장에서 빠져나간 자금이 88억달러에 이른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17주간 최대 규모에 해당한다.
새해 첫 4거래일 사이 S&P500 지수가 4.9% 급락하면서 개별 주식과 주식 펀드에서 유동성이 썰물을 이뤘다.
이와 달리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는 국채와 지방채 및 투자등급 채권 펀드로는 같은 기간 3억달러의 자금이 밀려 들었다. 이는 11주간 최대치에 해당한다.
새해 첫 거래일부터 중국 주가 폭락 및 위안화 하락이 손실 리스크와 변동성 확대에 대한 투자자들의 경계감을 자극한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에 따르면 S&P500 지수 편입 종목 가운데 고점 대비 20% 이상 하락, 공식적인 베어마켓에 진입한 종목이 40%를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BofA는 올들어 첫 4거래일 사이 글로벌 증시의 시가총액이 2조3000억달러에 증발한 것으로 파악했다.
주가 약세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경기 둔화와 지정학적 리스크 등 외부 악재가 끊이지 않는 데다 기업 이익 전망 역시 흐리기 때문이다.
골드만 삭스는 이날 보고서를 내고 S&P500 기업의 이익 전망치를 낮춰 잡았다. 2016년과 2017년 이익 전망이 각각 3달러씩 하향, 주당 117달러와 126달러로 수정됐다.
해외에서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이머징마켓의 주식 펀드에서 한 주 사이 5억달러의 자금이 빠져나간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관련 펀드는 10주 연속 자금 순유출을 기록했다.
글로벌 증시 전반에 패닉 매도가 두드러졌지만 유럽과 일본 투자에 집중하는 주식 펀드로는 총 22억달러의 자금이 유입된 것으로 집계됐다.
또 이머징마켓 채권펀드로도 4억달러의 자금이 유입됐다. 이에 따라 최근 22주 가운데 21주에 걸쳐 자금 유출을 기록한 신흥국 채권펀드는 2주 연속 ‘사자’가 우세했다.
BofA는 이날 보고서에서 글로벌 증시 전반에 걸쳐 매도 압박이 거세고, 광범위하게 확산되고 있다고 전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