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상품시장 바닥 찾을 경우 급반전 예상
[뉴스핌=황숙혜 뉴욕 특파원] 글로벌 외환시장의 가장 대표적인 거래 기법인 캐리 트레이드가 미국 금융위기 이후 최악의 성적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 전반에 걸쳐 환율 변동성이 가파르게 상승한 데 따른 결과라는 설명이다.
23일(현지시각) 도이체방크에 따르면 올해 캐리 트레이드에 나선 외환시장 트레이더들이 10%에 가까운 손실을 낸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2008년 이후 최대 손실에 해당한다.
유로화 및 달러화 <출처=블룸버그통신> |
달러화를 포함한 주요 통화가 지극히 불안정적인 추세를 보인 데 따라 변동성에서 수익 창출 기회를 찾는 캐리 트레이드 전략이 설 자리를 잃었다는 지적이다.
캐리 트레이드는 금리가 낮은 지역의 통화로 자금을 조달한 뒤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률을 제공하는 지역의 자산을 매입하는 전략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올해 캐리 트레이드가 환율과 금리의 이중 압박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주요 통화가 롤러코스터를 연출한 데다 금리 역시 불안정하게 흔들렸기 때문이다.
연초 스위스 중앙은행의 유로화 페그제 폐지부터 중국 인민은행의 예기치 않은 위안화 평가절하까지 주요국의 통화정책 ‘서프라이즈’가 꼬리를 물었고, 이로 인해 환율이 널뛰기를 방불케 하는 변동성을 나타냈다.
여기에 금리 역시 커다란 진폭을 보이면서 캐리 트레이드의 리스크가 고조됐다는 것이 시장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올리버 하비 도이체방크 외환 전략가는 “중국 인민은행부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까지 주요국 중앙은행의 통화정책으로 인해 캐리 트레이드가 ‘퍼펙트 스톰’을 맞았다”고 전했다.
일부 시장 전문가들은 내년 상황이 급반전을 이룰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캐리 트레이드가 손실을 낸 이듬해 높은 수익률을 올리는 경향을 보인다는 것.
실제로 지난 2008년 캐리 트레이드에서 29%에 이르는 손실이 발생한 뒤 2009년 23%의 수익률을 창출, 드라마틱한 반전이 이뤄진 바 있다.
올해 급락했던 상품시장이 내년 바닥을 찾을 경우 캐리 트레이드에도 호재가 될 것이라고 시장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