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 이후 채권 1.3% 상승, 주식은 2.9% 하락
[뉴스핌=황숙혜 뉴욕 특파원] 올해 글로벌 채권시장이 주식보다 높은 수익률을 기록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채권은 2년 연속 주식시장을 앞지르는 셈이 된다. 이는 지난 2001~2002년 이후 처음이다.
하지만 내년 채권시장에 대한 기대는 저조하다. 미국의 금리인상이 악재라는 지적이다.
22일(현지시각)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메릴린치에 따르면 글로벌 채권시장 지수가 연초 이후 1.3% 상승했다.
달러 <출처=블룸버그통신> |
이는 같은 기간 전세계 증시를 추종하는 MSCI 월드 지수가 2.9% 하락한 것과 대조를 이루는 것이다. 커다란 이변이 발생하지 않을 경우 채권시장은 연간 기준으로 주식시장의 수익률을 앞지를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에도 글로벌 채권시장은 7.8%으 수익률을 기록해 주식시장 상승률인 4.8%를 훌쩍 웃도는 성적을 기록했다.
채권시장이 2년 연속 주식시장을 제친 것은 2001~2002년 이후 처음이다. 올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인상 기대가 연초부터 지속됐고, 이 때문에 정크본드 시장이 강한 하락 압박을 받았지만 채권시장이 의외로 선방했다는 평가다.
이는 중국 경제가 뚜렷한 둔화 조짐을 보인 데 따라 투자자들의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증폭됐고, 연준의 긴축이 지극히 점진적인 속도로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2016년은 올해와 다른 그림이 펼쳐질 것으로 예상된다. 연준의 금리인상 사이클이 본격화된 만큼 채권시장이 하락 압박을 받을 여지가 높기 때문이다.
이미 다수의 투자자들이 정크본드를 필두로 채권시장의 버블을 경고한 바 있다. 최근 정크본드의 가격 급락과 일부 운용사의 펀드 청산 등 한 차례 시장 혼란이 불거진 상황이다.
하지만 시장 전문가들은 연준의 긴축이 채권시장 전반에 걸친 패닉이나 위기를 초래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통제 가능한 조정이 펼쳐질 것으로 보이지만 금융시스템을 통째로 뒤흔드는 리스크로 번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얘기다.
월가의 펀드매니저와 애널리스트는 해외 주식시장이 유망하다는 데 입을 모으고 있다. 특히 중앙은행의 경기 부양책이 지속되는 일본과 유럽이 매력적이라는 것.
미국의 경우 이미 올해 기업 이익 성장이 벽에 부딪혔고, 밸류에이션 부담이 상당한 만큼 내년 고수익률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것이 중론이다.
골드만 삭스는 2016년 말 S&P500 지수 전망치를 2100으로 제시, 지난 21일 종가 대비 4% 오르는 데 그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월가 투자자들은 내년 글로벌 자산시장 전반에 걸쳐 수익률이 낮은 동시에 변동성이 높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마이크 바클리 콜롬비아 디지덴드 인컴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내년 투자자들은 현실적인 시각을 가져야 한다”며 “나무가 하늘에 닿을 수는 없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