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자전거·전동공구 이어 중국 전기차 수요로 확대
[뉴스핌=김연순 기자] '계륵'취급받았던 삼성SDI의 원통형배터리 사업이 효자사업으로 탈바꿈했다. 중국 전기자동차 업체의 수요 증가로 삼성SDI의 효자사업으로 각광받고 있다.
삼성SDI의 원통형배터리는 주로 사용되던 노트북이 슬림화되면서 내리막길을 걸었지만, 전기자전거와 전동공구가 그 자리를 채우면서 되살아났다. 특히 최근 중국 로컬 회사를 중심으로 한 전기자동차의 원통형배터리 수요 증가도 효사사업으로 탈바꿈하는 데 한몫을 톡톡히 하고 있다.
삼성SDI 원통형 배터리. <사진=삼성SDI> |
1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중국의 전기자동차 시장 규모는 지난해 7만대에 이어 올해 20만대, 내년엔 40만대까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중국의 전기차 판매량은 지난 10월 2만4310대로 작년 같은 달보다 259%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정부는 에너지 자동차 부양책에서 2020년에 500만대의 전기차 보급을 목표로 하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전기차는) 중국 자체 대륙 내에서의 수요도 빠른 속도로 커지고 있고 정부 차원에서 로컬 자동차 업체에 후원도 많이 해주고 있다"면서 "승용차 뿐 아니라 버스,택시,트력 등 상용차에도 빠르게 확산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통상 전기차용 배터리는 대형(각형)배터리가 사용되지만, 중국 로컬 브랜드를 중심으로 소형 원통형 배터리를 사용하는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중국 현지 완성차 제조업체들은 최근 원형 배터리를 장착한 전기 승용차를 선보이기 시작했다. 원형배터리를 수천개 붙여 자동차용 배터리로 사용하는 방식이다.
예을 들어 중국 10대 완성차 브랜드 중 하나인 JAC가 선보인 iEV6S는 한번 충전으로 250㎞를 주행할 수 있는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다. 여기에 들어가는 삼성SDI의 원형 배터리는 크기는 작지만 3000mAh 내외의 용량을 갖췄다.
지금까지는 PC·전기자전거 등 소형 IT기기에 주로 사용해왔지만 내년 초부터 국내 천안사업장과 중국 톈진(天津)법인에서 매월 수백만 셀을 공급하면서 본격적으로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글로벌 전기차 브랜드 중에서는 테슬라가 원형 배터리를 사용하고 있다.
삼성SDI 관계자는 "이전에 노트PC에 많이 들어가던 원형배터리 수요가 많이 빠지면서 사업 축소까지 생각했지만 전기자전거, 전동공구에서의 수요 증가로 시장이 더 많이 커졌다"면서 "또한 중국의 전기차 시장이 커지면서 자동차 배터리에서 수요가 더 늘어났다"고 전했다.
조남성 삼성SDI 사장도 최근 "급격히 성장하는 중국 전기자동차 시장에서 선도업체로서의 주도권을 놓치지 않기 위해 기존 각형 배터리 외에도 원형 배터리를 공급한다"며 "중국 고객의 수요를 다각도로 공략할 방침"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현재 중국시장에서는 ZOTYE, Geely, JAC 등의 로컬 완성차 제조사들이 원형 배터리를 사용한 전기승용차를 출시하고 있고, 판매되는 전기 승용차의 절반 이상이 원형 배터리를 채용한 모델이다. 삼성SDI는 국내의 천안사업장과 중국의 톈진 법인에서 전기자동차용 고성능 원형 배터리를 생산하여 대응해 나갈 방침이다.
한편 삼성SDI는 원형 배터리와는 별도로 이미 지난 10월 중국 시안에 전기자동차 전용 배터리 공장을 준공했다. 여기서 생산하는 전기자동차 전용 배터리는 단행본 서적 크기 정도 되는 각형 배터리다. 원형 배터리의 에너지 용량이 약 3Ah 내외라면, 시안 법인에서 생산하는 전기차 전용 각형 배터리는 에너지 용량만 30배가 넘는 94Ah의 고용량, 고전압 배터리다.
[뉴스핌 Newspim] 김연순 기자 (y2kid@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