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국제 유가의 하락과 정크본드의 리스크 고조에 뉴욕증시가 가파르게 떨어졌다. 이날 지수 낙폭은 지난 9월 이후 최대치에 해당한다.
내주 연방준비제도(Fed)의 통화정책 회의를 앞두고 정크본드 시장이 경고음을 내자 투자심리가 얼어붙었다는 것이 시장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뉴욕증권거래소 <출처=블룸버그통신> |
국제 유가가 내림세를 지속한 데다 정크본드 시장의 위기감이 고조된 데 따라 ‘팔자’가 봇물을 이뤘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경질유(WTI)는 3% 급락, 배럴당 35.62달러에 거래됐다. 7년래 최저치를 또 한 차례 갈아치운 셈이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감산 불발이 유가 하락 압박을 가하고 있는 데다 국제에너지기구(IEA)가 이날 보고서를 내고 내년 전세계 원유 수요 증가폭이 올해 하루 180만배럴에서 하루 120만배럴로 둔화될 것이라는 전망을 제시하면서 ‘팔자’를 더욱 부추겼다.
이와 함께 정크본드 시장의 한파 역시 주가 하락에 무게를 실었다. 서드 애비뉴 매니지먼트가 정크본드의 투자 자금 상환을 동결시키면서 투자자들의 경계감이 크게 높아졌다.
이와 함께 기업 사냥꾼으로 알려진 칼 아이칸이 하이일드 본드 시장의 고통이 이제 시작단계일 뿐이라는 의견을 내놓으면서 투자 심리가 더욱 냉각됐다.
올해 정크본드 시장은 연간 기준으로 2008년 이후 첫 손실을 기록할 전망이다. 이미 앞서 시장 전문가들은 정크본드의 약세가 주식시장의 하락을 예고하는 적신호라고 경고한 바 있다.
피터 카딜로 퍼스트 스탠더드 파이낸셜 이코노미스트는 “투자자들 사이에 긴장감이 상당히 높다”며 “연준의 첫 금리인상 후 긴축 속도부터 유가 하락과 채권시장까지 불확실성과 악재가 저기 않다”고 설명했다.
그는 유가가 배럴당 36달러 선에 머물 경우 추가적인 매도를 촉발시킬 것이라고 내다봤다.
켄트 엔젤크 캐피털 증권 전략가는 “유가가 자유낙하를 연출하고 있다”며 “앞으로 전망 역시 비관적”이라고 전했다.
아트 호간 분더리히 증권 전략가는 “정크본드 시장의 조정은 주식시장의 하락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며 “기업 인수합병(M&A)도 주가 하락에 제동을 걸기는 역부족”이라고 말했다.
경제 지표는 엇갈렸다. 11월 미국 소매판매가 0.2% 증가했지만 시장 전문가들이 예상했던 0.3%에 못 미쳤다.
11월 생산자물가는 0.3% 상승해 4개월만에 상승 반전한 동시에 보합권을 점쳤던 시장 전문가들의 예상을 웃돌았다.
종목별로는 다우케미칼과 1300억달러 규모의 M&A를 통해 화학업계 공룡으로 부상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는 듀폰이 5% 이상 하락했고, 애플 역시 2.6% 떨어지며 지수 하락에 무게를 실었다.
유가 하락을 악재로 엑손 모빌이 1.5% 내렸고 코노코필립스 역시 2% 이상 떨어졌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