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 총무원장 "종단의 행동을 지켜봐달라"
[뉴스핌=허정인 이성웅 박현영 기자] 조계사에 피신 중인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에 대한 경찰의 체포영장 집행이 10일 정오까지 미뤄졌다. 조계종 총무원장인 자승스님이 이 시간까지 행동을 중단할 것을 경찰과 민주노총에 당부했기 때문이다.
자승스님은 9일 오후 5시 경찰의 조계종 경내 진입이 임박하자 기자회견을 갖고 “한 위원장의 거취를 내일 정오까지 결정하겠다”면서 “체포영장집행은 갈등해소가 아니라 또 다른 갈등을 낳는 것”이라 밝혔다. 이어 “경찰과 민주노총은 모든 행동을 중단하고 종단의 행동을 지켜봐주기 바란다”고 언급했다.
이에 경찰도 “조계종 자승스님의 입장을 존중한다”며 내일 정오까지 기다리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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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은 10일 정오까지 조계종에 은신 중인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에 대한 체포작전을 연기한다고 9일 밝혔다. <사진=뉴스핌 DB> |
경찰은 이날 오전부터 한 위원장에 대한 체포영장 집행을 준비했다. 투신을 우려해 조계사 관음전 주변에 매트리스 수십개를 설치하기도 했다.
조계사 주변에서는 경찰과 조계종 스님·종무원 간에 실랑이가 벌어졌다. 이 과정에서 남성 한명이 부상을 입기도 했다. 또 한 위원장 체포를 주장하거나 반대하는 양쪽의 시민단체들이 나와 갑론을박하기도 했다.
익명을 요구한 시민(중년부부)은 “우리나라 공권력이 너무 약하다”며 “한 사람 때문에 이렇게 통행을 다 막고, 목적지까지 빙 돌아가야 하는 것이 번거롭다”고 밝혔다.
또 익명을 요구한 대학생 두명(연세대 재학 중 27세 남, 이화여대 재학 중 22세 여)은 “공권력 강제 집행에 반대한다”며 “왜 한상균 위원장이 조계사에 숨을 수밖에 없었는지 그 이유를 생각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경찰은 배치됐던 인력을 대부분 철수시켰다. 6시30분 현재 2개 소대가량만 남았다.
[뉴스핌 Newspim] 허정인 기자 (jeongi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