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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장군 온다"…유업계, '쌓이는 재고' 어쩌나

기사입력 : 2015년11월27일 15:50

최종수정 : 2015년11월27일 15:50

겨울방학 수요 감소에 재고 사상 최대치 경신 전망

[뉴스핌=강필성 기자] 겨울방학 시즌이 다가오면서 유업계가 잔뜩 긴장하고 있다. 겨울방학에는 학교에 급식으로 제공되는 우유의 수요가 대폭 감소하기 때문이다. 올해 내내 원유(原鈕) 재고로 몸살을 앓았던 유업계에게 올해 겨울은 유독 길고 혹독한 계절이 될 전망이다.

27일 유업계에 따르면 원유 재고는 위험수위를 넘나들고 있다.

낙농진흥회에 따르면 2013년까지 9만t 대였던 우유 재고량은 지난해 23만2000t으로 급격하게 늘었다가 올해 9월 기준 26만2659t까지 치솟았다. 특히 여름방학이 있는 8월 기준 26만7241t으로 최고점을 찍었다는 점에서 올해 겨울방학은 사상 최대 재고량을 경신하게 되리라는 것이 유업계의 설명이다.

유업계 관계자는 “우유 재고를 어떻게 해결해야할지 방법이 없는 상황”이라며 “가뜩이나 우유 소비량이 줄고 있는 와중에 재고 부담은 자꾸 늘고 있어 각종 프로모션으로 손해 보며 팔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실제 주요 유업계의 실적은 지난해를 기점으로 악화일로를 걷는 상황이다. 컵커피사업, 분유사업 등에서 손실을 메우는 중이지만 만년 골칫거리가 된 우유부문에 대한 고민은 점점 커지는 형국이다.

 

이는 실적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난다 서울우유협동조합은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이 5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4.5% 줄었다.

그나마 커피, 생수, 분유 등의 사업을 가진 남양유업과 매일유업의 상황은 좀 낫다. 남양유업은 올해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이 130억원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했고 매일유업은 같은 기간 226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5.2% 감소에 그쳤다.

이에 앞선 남양유업은 이미 지난해 영업손실 201억원으로 적자전환했고 매일유업은 전년대비 6.3% 감소한 288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바 있다.

유업계 관계자는 “흰 우유사업만 본다면 적자를 면치 못하는 구조”라며 “소비가 감소하는 과정에서 넘치는 재고 처리에 막대한 비용이 지출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같은 유업계가 재고에 시름하는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원유가격 연동제 때문이다. 현재 1인당 연간 우유소비량은 지난해 기준 32.5kg으로 2005년의 35.1kg보다 10% 이상 낮아졌다. 문제는 우유 소비가 줄어들고 있음에도 공급이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원유가 연동제는 수요, 공급의 원리와 무관하게 우유 생산비 증감분과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반영한 공식에 따라 원유가격을 결정하는 것이다. 지난 2013년부터 도입된 이 제도는 기계적으로 원유가격이 책정되면서 원유가 상승을 주도해왔다.

여기에 유업체가 무조건 일정량의 원유를 구입해야하는 원유쿼터제가 겹치면서 최악의 상황이 만들어졌다. 유업계는 원유가 남아도는 상황에서도 원유를 비싸게 사들일 수밖에 없게 된 것. 결국 공급 과잉인 상황에서도 우유의 가격이 내려가지 않고 이로 인해 소비자의 외면이 더욱 가속화하는 악순환이 된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 상황이 지속되다가는 낙농가와 유업계의 공멸까지 우려되는 상황”이라며 “실제 지난 2월 폐업한 영남우유와 거래하던 낙농가는 모두 공급처를 잃고 줄줄이 문을 닫는 상황에 내몰렸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강필성 기자 (feel@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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