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분양, 미입주 가능성…건설사 공급량 조절해야”
[뉴스핌=최주은 기자] 건설사들이 '밀어내기' 주택 분양이 잇따르자 주택 과잉공급에 대한 부작용 우려가 나오고 있다.
올해 신규 아파트 분양이 지난해 보다 늘어 난데다 초기 계약률은 점점 낮아지고 있다. 주택 거래량도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두 달째 줄어들고 있다.
26일 건설·부동산업계에 따르면 다음 달 전국에서 분양하는 아파트는 3만6872가구로 지난 3년간 12월 평균 분양 물량인 1만9589가구의 두 배에 달한다.
이를 포함해 올해 전국에서 분양되는 아파트는 51만 가구를 넘어설 전망이다. 지난해(33만854가구)보다 56.4% 늘어난 수치로 2000년 이후 가장 많다.
여기에 올해 주택 인허가 물량은 역대 최대인 71만가구에 달할 것으로 예측됐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2016년 건설·부동산 경기전망 세미나'에서 이 같이 전망했다.
입주 예정 물량은 오는 2017년 32만3797가구인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 2006년 33만3319가구 이후 최대 규모다.
이에 따라 주택공급과잉에 따른 부작용도 나타나고 있다. 우선 분양주택 초기 계약률이 감소하고 있다. 신규 분양 시장에서 청약경쟁률이 높아도 실제 계약률은 하락하고 있는 것. 대한주택도시보증공사가 파악한 올 3분기 전국 아파트의 평균 초기 계약률(87.7%)은 2분기(92.2%)보다 4.5%포인트 떨어졌다. 수도권과 광역시는 90% 넘는 높은 계약률을 보이고 있으나 지방 중소도시는 91%에서 77%로 하락했다.
주택 매매 거래량도 두 달 연속 감소를 보이고 있다. 지난달 전국 주택 매매거래량은 총 10만6274건으로 전년 동월(10만9375건) 대비 2.8% 줄었다. 이는 지난 9월에 이어 두 달 연속 전년 동월 대비 낮은 수치다.
이처럼 건설사들이 연내 분양을 서두르는 이유는 금융위원회의 집단대출 관리 점검 때문이다. 중도금 대출 규제가 본격화되기 이전 막바지 분양물량을 쏟아내려는 건설사들이 느는 것. 전세난과 저금리로 주택 수요가 증가한 것도 연말 분양이 몰리는 요인이다.
남상우 부동산114 연구원은 “최근 금융당국이 은행들의 집단대출 관리에 나서고 있다”면서 “이 같은 이유로 건설사들은 중도금 대출 규제가 본격화되기 이전인 올해 최대한 물량을 밀어내고 있다”고 말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올해 분양 물량은 최근 3~4년 공급이 적었던 점을 감안하면 아직까지 과잉 공급을 우려할 수준은 아니다”라며 “다만 내년에도 지금과 같은 공급이 이어진다면 과잉공급에 따른 미분양, 미입주 같은 부작용이 발생할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지난해 전국에서 공급된 아파트는 33만가구였지만 올해는 50만 가구가 공급될 예정”이라며 “주택 공급량 급증은 미계약이나 미분양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내년까지 이 같은 공급량이 이어진다면 공급과잉 문제가 현실화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뉴스핌 Newspim] 최주은 기자 (jun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