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업계 호시절 지났다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저유가와 강달러로 촉발된 미국 기업의 이른바 ‘이익 침체’가 예상보다 장기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이와 함께 상대적으로 호조를 보이는 자동차 업계의 이익이 정점을 지났다는 분석이 나와 주목된다.
미국 기업의 이익과 매출액이 2분기 연속 감소했지만 투자자들은 크게 우려하지 않는 모습이다. 소위 ‘서프라이즈’ 없는 실적 시즌에도 주가가 저항력을 보인 점이 이를 반증한다.
달러화 <출처=블룸버그통신> |
하지만 상품 가격의 하락 사이클과 달러화 상승이 추세적으로 지속될 여지가 높고, 이 때문에 기업 이익 침체 역시 예상보다 장기화될 것이라는 의견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야데니 리서치의 에드 야데니 대표는 “연방준비제도(Fed)가 비즈니스 사이클의 정상 궤도 진입을 기대하고 금리인상에 나서는 것으로 보이지만 실상 기업 이익은 하강 기류로 접어들었다”며 “적어도 내년 상반기까지는 이익 감소가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무엇보다 글로벌 원자재 업계가 대규모 레버리지를 동원해 설비를 늘렸고, 상품 가격 하락에도 생산을 줄일 수 없는 상황을 감안할 때 관련 섹터가 이익 감소 추세를 벗어나는 데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전망이다.
기업 이익은 거시경제 사이클 및 주식시장 향방과 무관하지 않다. 이익 침체가 장기화될 경우 경제 펀더멘털과 주가 수익률에 파장을 미칠 것이라는 계산이 가능하다.
이와 별도로 매달 판매 호조를 보이는 자동차 업계 역시 내리막 길로 접어들 것이라는 의견이 나왔다. 이익이 정점을 찍었다는 주장이다.
맥스 워버튼 스탠포드 번스타인 애널리스트는 “제한된 공급 강력한 수요가 맞물려 연출된 호황이 종료 시점을 맞았다”며 “자동차 업계의 수익성이 정점을 쳤다”고 판단했다.
자동차 업계는 금융위기 이후 정부의 다각도 지원에 따라 빠른 턴어라운드를 이뤘다. 여기에 신차 수요가 늘어나면서 주요 업체들의 이익에 버팀목으로 작용했다.
하지만 수급 불균형이 지속되기 어려운 데다 가격 경쟁이 심화되고 있어 자동차 업계의 이익률이 위축될 것이라고 그는 전망했다.
워버튼 애널리스트는 “지난 2008~2009년 정부 주도의 자동차 업계 생산라인 축소와 경기 회복에 따른 수요 증가가 수익성을 크게 향상시켰지만 더 이상 외형 성장이 어려운 실정”이라고 강조했다.
신규 생산 설비 가동으로 인해 앞으로 수년 이내 북미 자동차 업계 생산성이 2008년 수준을 회복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자동차 판매 호조를 뒷받침했던 배경 가운데 하나는 신용시장이다. 초저금리가 장기화된 데 따라 저비용에 장기 오토론이 공급되면서 수요를 부추긴 것. 하지만 연준의 금리인상이 자동차 신용 여건을 악화시킬 것이라는 관측이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