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재경 엑스엘게임즈 대표 "내년 모바일 게임 확대..작가주의 담긴 PC온라인 행보도 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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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이수호 기자] "상장을 통해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하고, 동시에 PC 온라인 게임에 담긴 작가주의 꿈도 실현하겠다."
'리니지'와 '바람의 나라' 등 국내 대표 온라인 게임을 연달아 흥행시키며 한국 온라인 게임의 아버지라는 평을 듣는 송재경(48)게임즈 대표는 여전히 작가주의라는 꿈을 간직한 개발자였다. 하지만, 그 역시 수백명의 직원들을 거느린 중견게임사의 사장답게 회사의 성장이라는 현실적인 꿈도 포기하지 않았다.
지난 18일 경기 판교 엑스엘게임즈 사옥에서 뉴스핌과 만난 송 대표는 "상장을 통해, 대한민국에서 멋진 게임 하나 만드는 회사를 만들어 내고 싶다"며 "돈을 덜 벌더라도 국내 PC 온라인 게임을 열었다고 스스로 자부한 만큼, 현실과 타협하면서도 작가주의를 포기하지 않고 멋진 게임을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주관사는 삼성증권, 상장 시기는 내년..신규 투자 유치도 진행 중
송재경 대표는 내년을 엑스엘게임즈의 사세를 키우는 원년으로 삼고 있다. 넥슨과 엔씨소프트를 나온 이후 그의 인생에 있어 3번째 도전이 시작되는 셈이다.
지난 1994년 김정주 회장과 함께 넥슨을 공동 창업한 송 대표는 바람의 나라를 개발하며 국내 온라인 게임 시장의 서막을 열었다. 이후 지난 2000년부터 엔씨소프트의 개발 총괄 부사장으로 근무하면서 국내 온라인 게임 사상 최고 인기작으로 꼽히는 리니지를 개발했다. 김정주 넥슨 회장과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와 막역한 유일한 개발자로 통한다.
송재경 엑스엘게임즈 대표 <사진 = 이수호 기자> |
송 대표는 "삼성증권을 주관사로 선정했고 내년 상장할 계획이지만 6개월이나 1년 정도 더 미뤄질 수도 있다"라며 "제가 회사에서 오래 버틸 것이기 때문에 상장 이후에도 경영과 관련해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현재 상황으로는 아직 결손이 남아있는 상황이라 추가 투자 확보도 고려중으로 이미 투자와 관련돼 의견을 조율 중인 곳이 몇 군데 있다"라며 "올해 결손 규모는 내년 3월 정도면 나올 것 같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그는 "상장을 통해, 나를 믿고 따라준 개발자들에게 보상을 주고 싶다"라며 "새롭게 확보된 동력원을 통해 글로벌 시장 진출을 가속화하고, 신규 게임 개발에도 더욱 속도를 낼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 현실과 타협 선언한 송재경, "작가주의 게임에 모바일 더했다"..'투트랙' 전략
송재경 대표는 상장 이후, 회사의 안정적인 수익을 도모하기 위해 신작 라인업을 이미 준비한 상태라고 밝혔다. 업계의 대세가 모바일로 자리를 잡은 만큼, 이에 대한 준비도 소홀함 없이 진행하겠다는 의지다.
그는 "온라인 다음 시대를 준비하기 위해 일주일에 한번씩 개발자들과 모여서 회의를 하고 있다"라며 "모바일의 경우 4개의 신작을 내년에 출시할 계획이며, 게임빌과 함께 개발 중인 아키에이지 모바일과 RPG 장르의 '브레이브스' 등이 시장에 선을 보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침체된 PC 온라인 시장 속에서도 웰메이드 PC 게임을 앞으로도 꾸준히 출시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상업성 추구를 위한 모바일 게임 출시를 진행하면서도 그의 꿈인 PC 온라인 게임도 포기하지 않겠다는 의미다.
송 대표는 "대부분 게임 시장의 성장세는 이미 모바일로 건너갔기 때문에, PC 온라인 분야에서 의지가 있는 회사만이 개발을 하려 들 것"이라며 "우리 역시 PC 온라인으로 큰 돈을 벌진 못하겠지만, 이 시장을 개척한 사람으로서 책임감을 갖고 앞으로도 계속 개발에 임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작가주의를 계속 고집하며 배를 곯을 수가 없을 정도로 직원이 많아졌고, 그렇기 때문에 모바일와 PC를 가리지 않고 좋은 게임 개발에 나선 것"이라며 "다만 개인적인 소망이라면 의미있는 게임을 통해 큰 돈은 아니더라도 먹고 살수 있을 정도만 벌고 좋은 게임을 개발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 송재경의 야심작 '문명 온라인'.."아키에이지 흥행 잇는다"
송재경 엑스엘게임즈 대표 <사진 = 이수호 기자> |
더불어 송재경 대표의 기술력이 합쳐져 올해 말 최고의 기대작으로 손꼽힌다. 여타의 PC 온라인 게임과 달리 과금을 최소화해 진입 장벽을 최대한 낮춘 점이 특징이다.
특히 문명 온라인의 경우, 과도한 상업주의를 경계해 좋은 게임을 누구나 할 수 있는 토대를 만들고 싶다는 송 대표의 의중이 담겼다. 하지만 2K로부터 국내 유통권을 확보해 마케팅까지 엑스엘게임즈가 맡아 수익적인 부분도 포기하지 않았다. 국내에서 나오는 수익 만큼은 확실히 챙기겠다는 의미다.
송 대표는 "과거에는 좋은 게임을 만들면 유저들이 알아서 모여 돈을 쓰는 문화였는데 지금은 모바일로 넘어오면서 사업 방식이 많이 바뀌었다"라며 "좋은 게임이라도 경쟁이라는 부분이 과도하게 부각되는 트렌드고, 아키에이지가 인기가 있었듯 문명의 경우도 경쟁이라는 요소보다 게임 안에서의 즐거움을 추구하는 쪽으로 개발했다"고 설명했다. 더불어 "이때문에 문명 안에서 크게 유료결제를 하지 않아도 게임 플레이에는 지장이 없는 만큼, 글로벌 시장 진출을 통해 수익적인 부분을 보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제 2013년 게임대상을 받은 아케에이지의 경우, 국내시장보다 중국과 북미, 유럽 시장에서 매출이 더 많다는 것이 엑스엘게임즈 측의 설명이다. 반복적인 플레이와 경쟁을 통해 앞서나가는 재미보다, 플레이 자체에 재미를 두는 해외시장의 트렌드를 반영한 것이 통한 셈이다.
마지막으로 송 대표는 50세를 바라보는 나이지만 개발 전선에서 물러나지 않겠다는 의중을 밝혔다. 개발을 후배들에게 맡기고 경영전선으로 나선 김택진 대표, 김정주 회장과는 다른 길을 걷겠다는 의지다.
그는 "과금 없이도 게임을 즐기는데 무리가 없고 이런 좋은게임이 꾸준히 나오길 바라는 마음으로 유저들이 게임을 즐겨주시면 좋겠다"라며 "짝퉁게임이 대세로 자리잡은 시점에서 우리 같은 회사도 하나쯤은 있어야하기에 제가 58세가 되는 향후 10년간 작가주의를 버리지 않고 꾸준히 개발에 나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뉴스핌 Newspim] 이수호 기자 (lsh5998688@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