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대생·여성 사회 초년생 1000명 대상 강연서 임원 승진 스토리 전해
[뉴스핌=황세준 기자] 장세영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무선선행요소기술그룹장(상무·사진)은 “피아니스트가 꿈이었던 평범한 소녀가 남성들과 경쟁을 뚫고 삼성전자 임원이 된 배경은 힘들 때 피하지 않는 의지였다"고 밝혔다.
장세영 상무는 13일 서울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열린 ‘여기(女氣) 모여라’ 행사에 강연자로 나서 1100여 명의 여대생, 여성 사회 초년생들을 대상으로 직장생활 경험과 노하우를 전했다.
그는 삼성전자 이공계 최초로 30대에 여성 임원이 된 인물이다. 과학고와 카이스트를 졸업하고 지난 2002년 삼성전자에 입사한 뒤 ’갤럭시 S‘와 ’갤럭시 노트‘, ’기어‘ 시리즈의 핵심 로직 부품 개발을 담당한 성과를 인정받아 지난 2014년 39세의 나이에 임원으로 승진했다.
현재는 핵심 부품 소형화 및 저전력 개발을 담당하며 스마트폰 디자인의 ‘경박단소(輕薄短小)’를 구현하는 업무를 총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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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세영 상무 <사진=삼성전자> |
장 상무는 “원래 꿈은 피아니스트였다”며 “중학교 2학년 때 우연히 신문기사를 보고 과학고 진학을 결심했다, 당시 ‘드디어 과학고에도 여학생들이 입학하다’라는 제목으로 경기과학고가 6기부터 여학생을 받았다는 내용이었는데 언니들 사진이 너무 멋져 보였다”고 소개했다.
그는 그러면서 남성 비율이 절대적으로 많은 환경 속에서 살아남을 수 있었던 비결에 대해 “고등학교 때부터 지금까지, 힘든 일이 닥쳤을 때 ‘여자니까 빼 주겠지’라거나 ‘여자니까 안 해도 된다’는 생각을 단 한 번도 해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 “개발 업무가 정신적, 육체적 스트레스가 크지만 스스로 돌파구를 찾는 과정을 거쳐야만 한다”며 “끊임없이 혁신을 거듭하는 삼성 스마트폰처럼 여러분도 어려움을 회피하기보다는 주어진 일에 당당히 맞서는 여성으로 성장하기를 바란다”고 조언했다.
아울러 장 상무는 리더의 위치에서는 여성이라는 점이 오히려 강점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여성 특유의 ‘공감 능력’과 ‘유연함’을 활용하면 이견을 가진 여러 사람들이 한 방향으로 나아가도록 만들 수 있다는 것.
그는 “주변에서 ‘시작은 그렇지 않았는데 회의가 끝날 때는 어느새 장 상무가 원하는 방향으로 결정돼 있다’는 이야기를 자주 듣는다”며 “조용하지만 치밀한 협상가라는 평을 듣는 것도 여성 특유의 공감능력과 유연한 사고 덕분”이라고 밝혔다.
이밖에 장 상무는 두 아이를 둔 워킹맘으로서 일과 가정을 모두 챙기는 비법으로 더 오래가고 더 얇은 스마트폰을 개발해온 노하우인 ‘Power up-Slim down’ 전략을 가정에서도 적용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나는 수퍼우먼이 아니다. 아이들의 일정 관리 등 내가 잘하는 것에 힘을 쏟고(Power Up), 남편이 잘하는 부분은 일임하여 스트레스는 줄이는(Slim Down) 방법으로 일과 가정의 균형을 찾았다”고 소개했다.
한편, 삼성 ‘여기(女氣) 모여라’는 2013년 3월 처음 시작해 올해 3년째다. 이날 행사까지 총 12명의 삼성 여성 임원이 출연해 유리천장을 깨고 임원이 되기까지의 스토리를 통해 응원의 메시지를 전했다.
삼성은 이날 행사를 마지막으로 올해 활동을 종료하고 내년에 후속편을 전개할 예정이다.
[뉴스핌 Newspim] 황세준 기자 (hsj@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