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주역량을 제고하기 위한 민관합동 종합 지원체계 구축 방안 포함"
[뉴스핌=정경환 기자] 정부가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가입을 계기로 해외 인프라 시장 진출에 박차를 가한다. 이를 지원하기 위한 '코리아 패키지(Korea Package)'가 조만간 구체화될 전망이다.
주형환 기획재정부 1차관은 13일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AIIB 출범과 한국의 활용전략' 컨소시엄에서 우리나라의 해외 인프라 시장 진출 지원을 위한 '코리아 패키지'를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
주 차관은 이날 컨소시엄 축사에서 "AIIB 가입을 계기로 성장 잠재력이 큰 아시아 지역에서 우리 기업 및 금융기관들의 인프라 시장 진출을 종합 지원하기 위한 '코리아 패키지'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AIIB 민관합동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분야별로 우리 기업들의 아시아 인프라 시장 확대 전략을 검토 중"이라며 "작업이 마무리되는 대로 조만간 발표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이는 AIIB가 본격적으로 운영되기 이전부터 아시아지역의 투자수요를 선점하기 위한 국제적인 움직임이 활발해 질 것으로 보임에 따라 정부가 이에 철저히 대비하겠다는 것이다.
정부에 따르면, 최근 글로벌 인프라 시장은 유가 등 원자재 가격하락에 따라 중동지역 중심으로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지만, 아시아는 꾸준하게 두 자리 수의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일대일로(一帶一路)와 AIIB 등으로 중장기적 전망도 상당히 밝다는 설명이다.
현재 일본은 아시아개발은행(ADB) 등을 통해 향후 5년간 1100억달러를 투자하고, EU는 3150억유로 규모의 유럽전략투자펀드(EFSI)를 조성해 낙후지역의 인프라 건설에 투자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세계은행(WB)도 AIIB와의 협조융자(co-financing) 추진 등 개도국 인프라 지원을 위한 다양한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주 차관은 "코리아 패키지는 우리 해외건설 산업의 외적 성장을 넘어 질적 도약을 도모하기 위해 해외건설 사업의 3대 축인 기업·금융기관·정부 간 협력방안을 구체화한 것"이라며 "이 패키지에는 우리 기업의 수주역량을 제고하기 위한 민관합동 종합 지원체계 구축 방안을 포함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과당경쟁을 통한 저가수주 등과 같은 나쁜 관행을 시정하기 위한 제도개선 방안도 업계의 의견을 수렴해 포함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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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형환 기획재정부 차관이 13일 서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AIIB 출범과 한국의 활용전략 컨퍼런스`에 참석해 축사를 하고 있다. <사진=기획재정부> |
아울러 정부는 AIIB에 '파트너쉽 증진방안'을 제안, 협의 중에 있다. AIIB 가입으로 건설·엔지니어링 등 인프라 분야에서 세계적으로 경쟁력이 있는 우리 기업과 풍부한 자금과 전문성이 있는 금융기관들의 사업기회가 확대될 것으로 기대되는 바, 이러한 기대를 실현시키기 위함이다.
'파트너쉽 증진방안'에서 정부는 해외건설 경험이 풍부한 우리 기업들과의 공동 신규 프로젝트 발굴, 풍부한 자본과 전문성을 보유한 우리 대형 금융기관들과의 협조융자(co-financing), 한국의 우수한 전문인력 채용으로 AIIB의 안정적인 초기 사업정착과 국제적으로 긍정적인 평판 구축, 현재 한국이 운영 중인 개도국 지원프로그램인 대외경제협력기금(EDCF) 및 경제발전경험 공유사업(KSP)과 AIIB 간의 협력사업, AIIB의 효율적인 사업수행을 뒷받침하기 위한 한국의 신탁기금 설치 등을 제안했다.
주 차관은 "해외 시장상황에 대한 철저한 분석과 고부가가치 기술개발 그리고 각고의 체질개선 노력 없이는 AIIB를 통한 해외 인프라 사업 추진이 오히려 우리 기업들을 위협하는 심각한 위험요인이 될 수도 있다"며 "최근 해외 주요 제약사들과 엄청난 액수의 기술수출 계약을 맺은 국내 한 제약회사처럼 해외 건설업계에서도 스타 기업들이 양산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2013년 10월 중국 시진핑 주석이 인도네시아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공식적으로 설립을 제의하면서 본격적으로 추진된 AIIB는 지난 6월 말 한국을 포함한 총 57개 예정 창립회원국들이 참여해 베이징에서 설립협정문 서명식을 개최했다.
현재 각 예정 창립회원국들은 자국 내 비준동의 절차를 진행하고 있으며, 10개국·지분율 50% 이상의 국가들이 비준동의 절차를 완료하면 AIIB는 정식 출범하게 된다.
[뉴스핌 Newspim] 정경환 기자 (hoan@newspim.com)